일부에서 '무관중 경기' 효용성 없다며 리그 중단 의견도
'연습 경기 아닙니다' |
(고양=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불안해하죠, 틈만 나면 스마트폰 보고 있더라고요."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 김병철 감독대행이 전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선수단 분위기다.
특히 외국인 선수들이 불안감을 크게 드러내는 편이라며 확진 환자들이 많이 나온 영남 지역 원정 경기에 부담을 느낀다는 것이다.
오리온의 다음 영남 지역 원정은 3월 14일 창원 LG전이다.
26일 부산 kt의 앨런 더햄이 코로나19 불안감 때문에 27일 경기에 뛰지 않고 귀국길에 오르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른 팀 외국인 선수들의 동요가 더 커질 전망이다.
kt 관계자는 "다른 외국인 선수 바이런 멀린스도 불안해했는데 그 선수는 계속 리그에 참여하는 것으로 설득했다"고 밝혔다.
예전 일부 외국인 선수들이 북한 미사일 위협 등으로 인해 한국행을 꺼린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이렇게 실제로 시즌 도중 한국 생활에 불안감을 느낀 외국인 선수가 스스로 귀국 짐을 싼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6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오리온과 원정 경기에 나선 울산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도 "외국인 선수들끼리 코로나19 관련해서 서로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하더라"며 한국 리그를 떠나려는 선수들이 더 늘어날 가능성을 우려했다.
시즌 막판이기 때문에 가뜩이나 '대타'를 구하기 어려운 시점에 코로나19로 '한국행'에 부정적인 이미지까지 겹쳐 kt로서는 더햄의 공백을 메우기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울산현대모비스-고양오리온 무관중 경기 |
앞으로 정상적인 리그 진행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도 만만치 않다.
KBL은 26일 재개된 정규리그부터 무관중 경기로 진행하기로 했지만, 시즌 개막일 자체를 사실상 무기한 연기한 프로축구연맹의 결정에 비해 소극적인 대처라는 지적이 많다.
실내 종목이고 경기장 규모도 축구에 비해 작은 농구가 비록 무관중이기는 해도 경기를 계속 진행하기로 한 것이 최근 사회 분위기에 걸맞지 않는다는 평가다.
선수들의 감염 우려를 배제할 수 없는 데다 무관중 경기로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선수단, 진행요원, 중계팀, 취재 기자 등 한 경기에 최소한 100여명 이상이 모이는 것이 불가피하다.
또 홈 앤드 어웨이로 정규리그가 진행되기 때문에 선수단이나 관계자 중에 확진자가 나올 경우 이들이 사실상 전국을 돌아다닌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TV 중계도 28일 창원, 3월 1일 부산 등 영남권 경기 편성이 제외됐다.
한 구단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는 물론 국내 선수들도 꺼림칙해 하는 분위기"라며 "코로나19 확산이 진정세를 보일 때까지 리그 중단 또는 리그 축소 운영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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