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의회를 방문해 코리 가드너 미국 상원 외교위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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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방문 중인 정경두 국방장관이 미 의회 의원들에게 방위비 분담금협정(SMA) 타결 지연으로 인한 주한미군 한국인 무급휴직을 막아야 한다며 인건비 부분만이라도 먼저 타결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정 장관은 25일(현지시각) 오후 미 의회를 찾아 짐 인호프 미 상원 군사위원장, 코리 가드너 미 상원 외교위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 아미 베라 미 하원외교위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 테드 요호 하원의원, 마이크 켈리 하원의원 등을 만났다. 정 장관은 이 자리에서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무급휴직 사태가 발생해 연합방위태세 영향을 주는 상황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한미군 자체 운영·유지 예산을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로 돌려 쓰거나, 방위비 분담금 항목 중 인건비 부분만이라도 양국이 우선 타결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제의했다.
정 장관은 전날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과 회담에서도 같은 제안을 했다.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임금문제를 먼저 해결한 뒤 나머지 사항에 대해 계속 협상하자는 것이다. 에스퍼 장관은 정 장관의 제안에 일단 '알겠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장관이 이처럼 단계적 협상론을 꺼낸 것은 한국인 근로자가 무급휴직 사태가 현실화하면 군사 대비태세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보인다. 주한미군은 올해 1월부터 적용될 10차 SMA협상 타결이 늦어지면서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4월 1일부로 잠정적 무급휴직이 시행될 수 있다는 내용을 통보했다.
정 장관은 회견에서 한국인 근로자의 무급 휴직과 관련, "주한미군의 안정적인 주둔 여건을 보장해 주고 한국에서 연합방위태세가 공고히 유지돼야 하는데 그런 안정을 저해하는 요소가 있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전날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도 "잠정적 무급휴직은 군사작전과 준비태세에 부정적인 영향 이상의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대비태세에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알면서도 무급휴직을 언급하는 것은 SMA 협상에서 한국의 양보를 끌어내기 위한 압박 카드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 장관은 이날 미 의원을 만나기 전 한국전 참전용사 추모 재단 임원들을 만나 '추모의 벽' 건립 계획을 듣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추모의 벽은 워싱턴DC 한국전 참전 기념공원 내 추모의 연못 주변에 세워질 조형물로 한국전에서 사망한 미군 3만6000명과 카투사 8000명의 이름을 새길 예정이다.
[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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