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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얼어붙은 소비심리…딱 메르스 때만큼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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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심리지수 96.9…전월比 7.3p 하락…4년8개월만에 최대 낙폭

최근 확진자 급증 상황은 반영안돼…소비심리 더욱 냉각될듯

뉴스1

24일 오전 부산도시철도 1호선 서면역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이 출근길에 오르고 있다. 2020.2.23/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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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정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월 소비심리가 지난 2015년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이후 4년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하락폭은 메르스 때와 같았다.

이 조사는 코로나19가 잦아들 것으로 예상됐던 지난 10~17일 진행됐다. 이후 코로나19가 지역감염 초기단계로 확대돼 감염병 경보단계가 심각단계로 상향 조정된 것을 고려하면 앞으로 소비심리는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0년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9로 전월대비 7.3p(포인트) 하락하며 '비관적'으로 돌아섰다. 앞서 CCSI는 11월부터 지난 1월까지 3개월 연속 기준치 100을 웃돌며 '낙관적'이었다.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비관적으로 전환한 것이다.

CCSI는 장기평균치(2003년 1월~2019년 12월)를 기준값(100)으로 잡고 100보다 크면 낙관적, 작으면 비관적이라고 해석한다. 소비자동향지수(CSI)중 6개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다.

2월 CCSI 하락폭은 국내 메르스 확진자(2015년 5월20일)가 나온 후 첫 CCSI였던 2015년 6월(97.7)과 같았다. 딱 메르스 초기만큼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것이다.

CCSI를 구성하는 지표 중 6개월 전과 현재를 비교한 현재경기판단CSI(66, 전월比 -12p), 현재와 비교한 6개월 후 전망인 향후경기판단CSI(76, -11p)가 크게 하락했다. 각각 메르스 때인 2015년 6월(-14p), 박근혜 정부의 탄핵정국이던 2016년 11월(-16.0)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그렸다.

나머지 가계수입전망CSI(97, -4p), 소비지출전망CSI(106, -4p), 현재생활형편CSI(91, -2p), 생활형편전망CSI(93, -4p)도 하락세를 보였다. 한은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경기 관련 지수가 하락한 가운데 가계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도 악화됐다"고 평가했다.

주택가격전망CSI는 112로 4p 내렸다. 주택가격전망CSI는 지난해 3월(83) 이후 같은 해 12월(125)까지 꾸준히 상승하다 1월(116) 9p 하락한 후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의 고강도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9월부터 오름세를 보이던 취업기회전망은 2월 81로 7p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경기 인식이 워낙 나빠져서 취업기회전망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물가인식은 전월과 같은 1.8%를 기록해 7개월 연속 사상 최저치를 이어갔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0.1%p 하락하며 사상 최저치로 되돌아갔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5개월 연속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다 1월 1.8%로 0.1%p 올랐지만 이달 다시 떨어졌다.

물가인식은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의미하고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을 뜻한다. 물가인식은 지난 2013년11월부터,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013년 9월부터 연 2%대를 유지하다가 지난해 9월 처음으로 1%대로 내려앉았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반등하면서 기대인플레이션도 올랐는데, 이번 달은 소비자물가가 아직 안 나왔지만 경기 인식에 영향을 받아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이번 2월 소비자동향조사는 10~17일 이뤄져 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확산된 데 따른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19일 51명에서 20일 104명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 후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매일 100명 이상 급속도로 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국내에서 코로나19가 심각해지기 직전에 조사한 것이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은 반영이 덜 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mj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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