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23일(현지시간)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지지자 집회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휴스턴|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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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날 방영된 미국 CBS 방송 시사 프로그램 ‘60분’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대통령으로서 김 위원장을 만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면서 “나는 트럼프 대통령에 관해 하늘 아래 모든 것에 대해 비판해 왔다. 그렇지만 내게 있어 적대적인 사람들과의 만남은 나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어 “불행히도 트럼프 대통령은 준비 없이 그 회담에 들어갔다고 생각한다”면서 “그것은 사진찍기였고 회담을 성공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종류의 외교적 작업을 갖추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렇지만 나는 전 세계의 적들과 마주 앉는데 어떤 문제도 없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을 비판한 것은 비핵화에 대한 충분한 준비없이 보여주기 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며 만남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북한의 비핵화에 관한 충분한 논의와 준비를 거쳐 분위기가 조성되면 김 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과거에도 타운홀 미팅 등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통한 대북정책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해 2월 CNN이 주최한 타운홀 미팅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에 관해 “만약 김정은 위원장의 손에서 핵무기를 얻어낼 수 있다면 그것은 매우 좋은 일”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행운이 있기를 빌며 이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잔인하고 무책임한 독재자의 수중에 있는 핵무기는 나쁜 생각”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적과 마주하고 만난다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지적했다.
샌더스 상원의원의 이같은 대북 접근법은 민주당의 다른 대권주자들에 비해 유연한 편에 속한다. 그는 뉴욕타임스가 민주당 대권주자들을 상대로 진행한 외교정책 관련 설문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시작한 개인적 외교를 지속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다른 유력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마이크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이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북한의 핵물질 개발 동결에 대한 대북제재 점진적 해제 방식에도 바이든 전 부통령이나 블룸버그 전 시장과 달리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그는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을 사전 역제할 목적으로 군사력 사용을 고려할 수 있느냐는 질문엔 바이든·블룸버그와 마찬가지로 ‘그렇다’고 답했다.
샌더스 상원의원은 그간 진행된 아이오와·뉴햄프셔·네바다 등 3군데 경선에서 2차례 1위, 1차례 2위를 기록했으며 확보한 대의원 수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다. 그는 특히 지난 22일 실시된 네바다주 코커스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하며 ‘1강’으로 올라선 상태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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