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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부터 바꿔야…기성용이 K리그 발전 위해 던진 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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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기성용이 21일 스페인 출국 전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인천공항 | 이용수기자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K리그가 지금보다 더 많은 팬의 관심을 받고 발전하려면 인식부터 변해야 한다.

지난 주말 K리그의 큰 흥행 카드가 될 수 있던 기성용이 국내 복귀 계획을 접고 스페인으로 목적지를 선회했다. ‘기성용 사가’로 명명된 일련의 사건에서 입을 굳게 다물고 있던 기성용은 출국 인터뷰에서 속시원하게 작심 발언했다. 국내 복귀가 무산된 배경부터 그의 K리그를 바라보는 안타까운 시각까지 일설했다. 그는 “계약금과 관련해 서울과도 잘 얘기하려 했다. 하지만 그것 조차도 서울에선 허락이 쉽지 않았다”며 “경기를 뛰지 못한 나에 대한 서울의 의구심도 보였다. 여러 팀, 감독을 만났지만 (팀을 선택하는데 있어) ‘이 팀이 나를 정말 원하는구나’가 느껴져야 하는데 그런 느낌을 받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기성용이 K리그에 화두를 던진 건 선수를 대하는 프로팀의 태도였다. 국내 프로축구에서 선수를 동반자가 아닌 종속적 자산으로 생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선수를 ‘돈’으로 밖에 보지 않는 뜻이기도 하다. K리그 역사를 돌아보면 이런 사례는 드물지 않았다. 구단의 뜻과 다른 선택을 내리면 악법으로 불리는 ‘임의 탈퇴’로 선수의 커리어를 망치는 일도 종종 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유명하지 않은 선수라면 무조건 구단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지기도 한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K리그의 발전을 위해서는 새로운 스타가 유럽 무대로 진출하는 만큼 국내 복귀도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한국 축구의 뿌리가 튼튼하게 자랄 배경을 마련할 수 있다. 기성용의 이번 복귀 타진 계획이 K리그에 큰 본보기를 보여줬다. 그의 복귀 소식이 겨울 비시즌 기간 조용하던 국내 축구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스타의 필요성을 확인한 것이다. 기성용과 또래인 이청용(독일·보훔), 구자철(카타르·알 가라파) 등 역시 K리그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국내 복귀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번 일로 이번 일로 그들의 국내 복귀 의지가 꺾였을 수 있다. 결국 인기 스타가 부족한 K리그에 대형 스타의 리턴은 없을 수도 있다는 소리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부터 인기 상승기류를 탄 K리그에 스타의 리턴과 함께 호재가 발생하려면 구단들의 잘못된 인식과 구조부터 변해야 한다. 선수를 단순하게 구단의 가치를 높일 ‘돈’으로 여길 게 아니라 함께 성장할 파트너로 여겨야 한다. 이런 인식이 깔려야만 유럽파의 국내 복귀 또한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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