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도 "추경 편성해야… 방역 시설·인력 확충하고 중소기업·자영업자 지원해야"
김상조는 "기정 예산과 예비비로 집행하는 데 집중… 예비비 부족하지 않다"
與 "모든 가능성 열고 대응… 23일 고위 당정서 추경 여부 논의할 것"
더불어민주당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1일 우한 코로나 폐렴 확산 사태와 관련해 "필요하다면 추경 편성을 준비해야 된다"며 "세금은 이럴 때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당정(黨政)은 민생 보호와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대책을 적극 마련해달라"며 추경 편성 필요성을 제기했다. 반면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추경은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린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이낙연 전 총리가 지난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전략공천 관련 간담회에 참석했다 다음 일정 참석을 위해 회의실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 전 총리는 이날 오전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나와 '우한 폐렴 확진자가 대거 나온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중앙 정부의 지원을 간절하게 원한다'는 질문에 "최대한의 지원을 해야 한다"며 "필요하다면 추경 편성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야당 지도자들은 세금을 쓰지 말라고 하는데, 세금은 이럴 때 쓰는 것"이라며 "이럴 때 세금을 써서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건강을 지켜드리는 것이 정부의 기본 의무"라고 했다.
전날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현 경제 상황을 비상시국으로 진단했다"면서 "전염병 탓, 대외경제 탓, 국회 탓, 야당 탓, 언론 탓을 멈추고 경제 실정부터 되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한 폐렴을 빌미 삼아 또다시 혈세를 쏟아 부을 생각이라면 당장 접으라"고 했다. 황 대표의 이 발언을 겨냥해 이 전 총리가 "세금은 이럴 때 쓰는 것"이라며 추경 편성을 주장한 것이다.
지난 12일 민주당 김영춘·김두관 의원과 함께 추경 편성을 주장했던 김부겸(대구 수성갑) 의원도 이날 다시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방역 예산은 200억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어서 별 의미가 없고, 예비비 중 이런 상황에 쓸 수 있는 일반예비비가 1조4000억원인데 정말 어떤 상황이 올지 모르니 그대로 둬야 한다"며 "이럴 때는 긴급 추가경정 예산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또 "(추경을 편성해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시설과 인력 지원에 쓰고, 중소기업·자영업자에게 금융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도 황 대표 발언에 대해 "상황을 정확하게 인식을 하지 못하고 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도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영남 지역 선대위원장인 김부겸·김영춘·김두관 위원장이 코로나19 민생대책 긴급 추경 편성을 촉구했다"며 "당정은 민생 보호와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한 대책을 적극 마련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야당을 향해서도 "방역 및 치료 대책과 민생추경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혀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홍익표 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추경과 관련해 논의가 본격화한 것은 아니고, 모든 가능성을 열고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것"이라며 "일요일(23일) 고위 당정이 있으니 그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나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상황 전개에 따라 추경을 고려할 수는 있지만, 추경은 국회 의결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했다. 그는 "예비비 3조4000억원은 현재 1041억원밖에 쓰지 않았다. 이달 말에 발표할 대책은 기정 예산과 예비비로 신속하게 집행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려고 한다"며 "추후 필요하다면 추가 대책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 추경을 편성했던 것과 관련해서는 "메르스 추경에서 세출은 6조원 규모였는데, 방역과 관련된 것은 2조원이었다"며 "지금 예비비 규모가 그렇게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통합당 전희경 대변인은 전날 황 대표 발언에 대한 '상황 인식이 잘못됐다'는 김부겸 의원 등의 비판에 대해 "황 대표 발언 취지는 전염병 방역과 의료시설·장비, 자영업자와 서민 지원 등이 아닌 과거 산불사태와 미세먼지 대응과 같이 가짜 일자리 등 엉뚱한 곳에 혈세를 낭비했던 과오를 반복하지 말라는 경고였다"며 "김부겸 의원이 황 대표의 발언을 왜곡해 악의적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했다.
[손덕호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