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사인 훔치기' 비판…"(일본팀이면) 우승 타이틀 박탈당할 것"
컵스의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 |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미국프로야구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사인 훔치기' 스캔들이 만약 일본에서 일어났다면 어떻게 됐을까.
일본인 투수 다르빗슈 유(34·시카고 컵스)는 21일(한국시간) 미국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의 이 같은 질문에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다르빗슈는 잠시 생각에 잠긴 뒤 "구단이 해체되지 않겠습니까?"라며 "아마도 구단이 해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의심의 여지 없이 해당 구단은 우승 타이틀을 박탈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르빗슈는 일본에서는 한번 잘못하면 다시는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서 "나는 그게 좋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단 한 번의 잘못 때문에 기회를 부정당하는 것이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거듭 말했다.
다르빗슈는 18세 때 도박장에서 흡연하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돼 곤욕을 치렀다.
소속팀인 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는 다르빗슈에게 한 달 동안 매일 다른 주제로 반성문을 쓰라고 지시했다.
다르빗슈는 당시를 회상하며 "미국은 일본보다 실수에 대해 훨씬 관용적"이라고 했다.
다르빗슈는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로 인한 최대 피해자로 꼽힌다.
그는 2017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소속으로 휴스턴과의 월드시리즈에 나섰으나 3차전과 7차전에서 모두 2회를 넘기지 못하고 강판당하는 수모를 당했다.
그런데도 다르빗슈는 휴스턴의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의 '사인 훔치기' 전말이 공개됐을 때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2017년 월드시리즈에서의 실패를 바탕삼아 더 좋은 선수,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었다고 위안했다.
하지만 다르빗슈는 휴스턴의 카를로스 코레아가 잇따른 비난에 적반하장격으로 뻔뻔하게 맞서는 걸 지켜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그는 "내 생각에 휴스턴 선수들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 것 같다"며 "코레아가 다저스에 일말의 존중심도 보여주지 않았다는 사실은 실망스럽다"고 했다.
그는 "내가 휴스턴 선수였다면 나는 다저스에 사과하는 것은 물론 사인 훔치기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선수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다르빗슈는 "미국은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 문화가 있다"며 "내 생각에 미국에는 결코 자신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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