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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슈 고유정 전 남편 살해 사건

[현장+] ‘고유정 의붓아들 살해 무죄’에 쏟아진 탄식…“어떻게 이럴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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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청객들 오열…“내일 TV에 高나오면 어떻게 보나”

現남편 “아들 죽음의 원인조차 모르는 아버지 됐다”

現남편 변호사 “警부실 초동수사 대한 책임 물을것”

헤럴드경제

지난해 6월 제주 제주시 제주동부경찰서에 조사를 받을 당시의 고유정.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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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병국·박상현(제주) 기자] 20일 제주지법 201호 법정 복도. 여기저기서 탄식과 울음 소리가 들렸다. 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36)의 1심 재판이 끝난 직후다. 오후 2시부터 시작한 고유정의 1심 선고 공판은 2시 50분께 끝이 났다. 재판 내내 이어졌던 침묵은 고유정과 재판부가 모두 퇴장하자 오열과 탄식으로 바뀌었다. 재판이 끝나자 울음을 터트린 방청객 이혜영 씨는 “내가 이렇게 억울한데 유가족은 얼마나 억울하겠냐”고 했다. 이어 “고유정이 내일 TV에 나오는 꼴 어떻게 보나”며 “세상에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고 덧붙였다. 이날 재판부는 고유정의 전 남편 살해혐의에 대해선 무기징역을, 의붓아들 살해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고유정은 이날 오후 1시20분께 호송차를 통해 제주지법에 도착했다. 연두색 수의 차림의 고유정은 1심 선고 공판때에도 긴 머리를 늘어뜨려 얼굴을 공개하지 않았다. 밖에서 대기하던 방청객들은 “넌 사형이다”라고 외치기도 했다.

선고가 시작되는 오후 2시 정각. 고유정이 법정에 들어섰다. 재판장에는 침묵이 흘렀다. 고유정은 재판 내내 머리를 늘어뜨린 채 얼굴을 아래로 떨군 자세를 유지했다.

재판부는 전 남편 살해 혐의에 대한 주문부터 읽어 나갔다. 재판부는 “피고인 고유정은 천륜인 아들과 친아버지 피해자와의 관계를 단절시키는 살인이란 극단적 범행을 구체적으로 계획해 실행했다. 죄질이 대단히 불량하다”며 “피고인을 무기징역에 처한다”고 밝혔다.

전 남편 살해 혐의에 대한 판결 뒤에는 의붓아들 A(사망 당시 5세) 군 살해 혐의에 대한 선고가 이어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전 남편을 살해하기 위해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반면 의붓아들의 경우는 그런 노력과 계획에 대한 증거가 전혀 없다”고 했다. 이어 “이 혐의에 대한 공소 사실은 범죄 증명 사실이 없어서 무죄를 선고한다”고 했다. 40분 넘게 조용하던 방청석 여기저기서 “아” 하는 탄식 소리가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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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1시20분께 고유정을 태운 호송 버스가 제주 제주시 제주지법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박상현 기자/po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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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50분께 고유정에 대한 1심 선고는 끝이 났다. 고유정이 법정을 나섰고, 뒤이어 변호사, 검사, 재판부가 모두 퇴장했다. 재판관이 주문을 읽어 나갈때 어떤 말도 하지 않았던 유족과 방청객과 법정을 벗어나 오열했다. A 군의 친아버지이자 고유정의 현재 남편인 홍모(37) 씨도 울음을 터트렸다. 홍 씨는 기자와 만나 “열흘 뒤면 우리 애가 사망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저는 아빠로서 제 아이의 죽음의 원인조차 모르는 사람이 됐다”고 했다. 이어 “제3자 침입이 없었다. 부검감정서는 타살이었다. 그럼 누가 죽였나”고 울먹였다.

홍 씨 측 변호사는 “결국엔 경찰의 초동 수사가 잘못됐다고 재판부가 얘기한 것”이라며 “초동 수사를 잘 안 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재판부는 의붓아들 살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하면서 “피고인의 전 남편 계획적 살해 정황과 사체 훼손 유기 사정을 보면 전 남편과 마찬가지로 피고인이 의붓아들 피해자 살해 가능성도 고려할 여지가 있어 보이긴 한다”고 지적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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