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진·코로나 사태 등 3중고
1월취업자 비중 20.4%로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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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공포로 소비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자영업자들이 최대 위기에 몰려 올해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사상 처음 20%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지난 2018년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큰 타격을 받았던 자영업이 이번엔 경기부진과 경쟁심화, 코로나19 사태까지 3중고에 처해 고사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이들의 경영난을 덜어주기 위해 낮은 이자의 긴급 경영안정자금을 지원하는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각종 모임과 회식, 쇼핑 등 정상적 경제활동이 사실상 마비돼 근본적 대책은 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진정되기까지 깊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야 하는 현실이다.
20일 통계청의 종사상 지위별 취업자 현황을 보면 자영업자는 올 1월 현재 546만2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1000명 감소하며 전체 취업자 2680만명의 20.4%에 머물렀다. 지난해 1월의 자영업자 비중(20.9%)보다 0.5%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63년 이후 역대 최저다. 올해도 이런 추세가 가속화돼 자영업자 비중이 20%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자영업자 수는 경제가 3%대(3.2%) 성장하며 모처럼 활기를 찾았던 지난 2017년 6만8000명 증가했으나, 이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경기부진이 겹치면서 2018년에는 -4만4000명, 지난해에는 -3만2000명의 감소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11만4000명 격감한 반면, 고용원이 없는 ‘나홀로 사장님’이 8만1000명 증가해 이들의 심각한 경영난을 반영했다.
전체 취업자에서 차지하는 자영업자 비중은 1990년대 초반 26%선까지 떨어졌다가 외환위기를 맞으면서 1998년 28.2%로 피크를 기록한 후 완만하지만 꾸준히 하락해왔다. 2006년에 26.3%로 낮아져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고, 2009년(24.3%)엔 처음으로 25% 아래로 떨어졌다. 이어 2015년(21.5%)에 21%대로 낮아졌고 2018년 21.0%, 지난해에는 20.7%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런 상태에서 올해는 코로나19 사태가 자영업자들의 경영은 물론 생존 자체에 결정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다. 국내외 관광·여행·여가 활동이 급격히 위축되고 공공 및 민간 부문의 행사 취소가 잇따르는가 하면, 일반인들도 소비 등 정상적 경제활동에 나서지 않으면서 고사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자영업은 아직도 심각한 경쟁에 노출돼 있다. 통계청이 공식 집계하는 자영업자 통계는 비임금 근로자 중 무급가족종사자를 제외한 것이다. 올 1월 현재 96만2000명에 달하는 무급가족종사자를 포함하면 실질적인 자영업자 비중은 24.0%에 달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비중이 15.3%(2018년 기준)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자영업은 심각한 포화 상태다.
최근 3년간 최저임금이 32.3% 인상되면서 자영업이 처절한 구조조정을 겪었다면,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자영업 몰락을 재촉하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정부 정책도 자영업 위기의 일시적 완화를 넘어 근본적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를 통한 지속가능성 제고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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