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칙·특권 탈세혐의 138명 대상
지난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서 중국인 관광객이 대량으로 구매한 마스크를 가방에 옮겨 담고 있다. 뉴스1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마스크 수요가 폭증하자 원가에 3배가 넘는 가격으로 ‘무자료 현금거래’를 통해 폭리를 취한 유통·판매업자들이 세무조사를 받는다. 드라마 ‘스카이캐슬’로 잘 알려진 초고액 입시 과외 사교육업자 수십명은 현금거래와 차명계좌 등을 이용해 수입을 속이다가 세무당국의 감시망에 걸렸다. 변호사·회계사·변리사·관세사 등 이른바 ‘전관 특혜’ 전문직도 세무조사 대상에 올랐다.
국세청은 18일 불공정 거래행위와 불법을 통해 시장질서를 교란하고 세금을 탈루하는 ‘반칙·특권’ 탈세 혐의자 138명의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에 따르면 의약외품(인체에 작용이 경미한 약품) 도매업자 A씨는 최근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주 일가 명의 위장업체를 통해 원가 10억원의 마스크 230만개를 매점매석했다. 1개당 원가 400원, 정상판매가 700원짜리 마스크를 개당 1300원에 팔면서 차명계좌를 이용한 현금 조건부 무자료 거래를 통해 13억원 상당의 폭리를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처럼 마스크 매점매석 등으로 시장질서를 어지럽힌 의약외품 유통·판매업자는 총 11명이다.
한 강좌당 적게는 500만원부터 수천만원에 이르는 입시컨설팅, 고액 과외 등으로 교육 불평등을 조장하면서 세금도 제대로 내지 않는 사교육 사업자 35명도 조사를 받는다. 강남 일대에서 “다수의 명문대 합격생을 배출했다”는 소문으로 유명한 입시전문 컨설턴트 B씨는 점조직 형태로 개인 블로그 비밀댓글을 통해 선착순 입금을 받아 소그룹 회원을 모집했다. B씨는 회원들에게 강좌당 500만원 이상의 고액 입시·교육 컨설팅을 진행했지만, 소득을 거의 신고하지 않고 탈루한 소득으로 배우자 명의의 20억원 상당의 강남 소재 아파트를 취득했다.
전관 출신 전문직 대표 D씨는 증빙을 요구하지 않는 일반인 관련 매출액을 누락 신고하고, 자신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사주 지분 100%)로부터 허위 세금계산서(10억원 상당)를 받는 방법으로 거짓 경비를 창출해 소득세를 탈루했다. 그는 탈루한 돈 70억원으로 강남 일대 다수의 고가 아파트를 매입했다. 이런 전관 특혜 전문직 28명이 조사대상이다.
4일 강원 춘천시 춘천시외버스터미널 내 한 편의점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마스크와 손 소독제가 품절됐다는 안내문이 뭍어있다. 춘천=뉴스1 |
국세청은 또 전주(錢主)가 의사 명의를 빌려 건강보험급여를 불법으로 받아온 사무장 병원 등 편법탈세 혐의자 34명, 대부업자 등 국민 생활 침해 관련 탈세 혐의자 30명도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한다.
국세청은 탈세 혐의자 본인뿐 아니라 가족 등 관련인의 재산형성 과정, 편법증여 혐의 등까지 조사한다. 차명계좌 이용, 이중장부 작성 등 고의적 세금 포탈 혐의가 확인되면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세종=박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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