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100부작 완성…수준 높은 시각효과
북한 만화영화 소년장수 |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우리가 새롭게 찾은 등장인물들이 시청자들과 첫 방영 시작부터 가깝게 친숙해지는 것을 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북한의 만화영화 작가 리영춘(48) 씨가 최근 인기 애니메이션 '소년장수'의 100부작 집필을 끝낸 뒤 밝힌 소회다.
리 작가는 17일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 인터뷰에서 '소년장수' 창작의 뒷이야기를 전했다.
1996년 평양연극영화대학을 졸업한 그는 20여년간 조선4·26만화영화촬영소 작가로 활동 중이다. 인기작 '다람이와 고슴도치'도 그의 손끝을 거쳤다.
그는 특히 '소년장수' 51∼100부의 스토리 제작에 참여하며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고구려를 배경으로 용감한 소년 '쇠메'가 훌륭한 무사로 자란다는 내용의 장편 애니메이션 '소년장수'는 1982년 첫 방영을 시작해 1997년까지 총 50부가 방영됐다.
2014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시로 추가 제작에 들어가 지난해 11월 100부작이 완결됐다. 국수주의적 메시지를 차치하고 시각적 효과만 보자면 세계 유수의 애니메이션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리 작가는 "'소년장수' 연속편도 역사물 주제의 영화이지만 정탐물 영화라고도 할 수 있다"며 "주인공 쇠메의 아들 충무가 고구려를 호시탐탐 노리는 서국에 침투하여 놈들의 음모를 맞받아 싸우는 아슬아슬하고 모험적인 이야기들을 엮어나가는 데서 '다람이와 고슴도치'의 창작 경험이 많은 도움으로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1부부터 50부까지는 창작가의 상상력으로 창작했지만 51부부터 100부까지는 고구려 시기의 역사적 사실에 기초해 창작함으로써 우리 인민들의 높은 애국심과 상무기풍, 미풍양속, 슬기롭고 용감한 투쟁 역사와 전통을 잘 알 수 있게 했다"고 덧붙였다.
북한 만화영화 소년장수 |
대중의 관심이 뜨거운 만큼 창작의 고통도 깊었다. 다음 화는 언제 방영되는지, 주인공의 앞날은 어떻게 되는지 시청자의 질문 공세에 늘 시달렸다고 한다.
그는 "연속편에서는 새로운 인물들을 등장시켜야 하는데, 창작 과정에 제일 힘들었던 것이 바로 개성적인 성격의 인물들을 발견하는 것이었다"라면서 "다음 부가 언제 나오는가 수많은 질문을 받을 때마다 더 신심에 넘쳐 창작에 달라붙었다"고 털어놨다.
'소년장수' 마지막 화 집필이 작가 생활 20여년 간 가장 잊지 못할 순간이라는 리 작가.
마지막 화는 쇠메가 고구려를 침략하려는 호비를 처단하고 서국왕의 항복을 받아낸 뒤, 아들 충무에게 애국을 상징하는 장검을 물려주며 막을 내린다.
그는 "마지막 부 대본 창작은 나 혼자만이 아니라 우리 창작가 집단의 창작적 사색과 열정으로 완성된 총화작"이라며 "우리는 마지막 부에서 조선 민족은 애국심이 강한 민족이며 우리를 건드리는 자는 그 누구든 용서치 않는다는 것을 역사의 진리로 새겨주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00부가 방영된 다음에 수많은 사람이 재미나게 잘 보았다고 축하 인사를 보내온다. 우리 인민이 '소년장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다시금 느꼈다. 거기에 우리 창작가들의 긍지와 보람도 있다"며 "끝나고 보니 더 잘 만들 수 있지 않았겠는가 하는 아쉬움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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