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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블룸버그 인기에 美 경선 후보들 총공세… “인종·성차별, 선거 매수 의혹 답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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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경선 후보들이 최근 지지율이 급상승한 중도성향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을 견제하기 위한 공격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그의 과거 성, 인종차별적 발언과 선거 매수 의혹 등을 잇따라 제기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은 3~4차 경선지인 네바다 코커스(22일)와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29일) 참가를 모두 건너뛰고 14개주(州)에서 동시에 경선이 진행되는 3월 3일 ‘슈퍼 화요일’ 선거 운동에 집중하고 있다.

조선일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주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13일(현지 시각)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서 유세를 마친 뒤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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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피터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등 민주당 후보들이 블룸버그 전 시장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그가 오는 19일 열리는 후보자 토론회에 나와야 한다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은 NBC의 '밋 더 프레스(Meet the Press)'에 나와 블룸버그 전 시장이 과거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을 하고 성차별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클로버샤 의원은 "그가 미디어의 뒤에 숨어있지 말고 다음 토론에 나온다면 환영할 것"이라며 "미국 시민들이 결정해야 할 차례"라고 말했다. 클로버샤 의원은 지난 뉴햄프셔 경선에서 깜짝 3위에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같은날 부티지지 전 시장도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블룸버그 전 시장은 ‘그것’에 대해 답변해야 한다"고 관련 논란을 꺼내들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한 그의 여성비하 등 성차별 의혹에 대해 그가 직접 해명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부티지지 전 시장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차이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높은 기준이 필요하다"며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는 이가 우리 당의 후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WP는 지난 15일 1980~1990년대 블룸버그 전 시장이 자신이 설립한 회사 ‘블룸버그 LP’에 근무하던 여성직원들로부터 성희롱 관련 소송을 여러 건 당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여직원들은 ‘그가 회사 내에서 성차별 발언을 하고 모욕적인 문화를 조성했다’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했다. 블룸버그 전 시장이 회사 내 임신한 여성직원들에 대해 "애를 죽여버려(Kill it)"라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6일에는 캘리앤 콘웨이 미국 백악관 선임고문이 블룸버그 전 시장이 뉴욕 시장 재직 당시 소수민족을 범죄자 취급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2015년 녹음파일을 거론했다. 콘웨이 고문은 "그가 유색인종을 깎아내리는 것이 수치스럽다"고 비난했다.

당시 블룸버그 전 시장이 시행한 ‘신체 불심검문(Stop and Frisk) 강화' 정책은 흑인과 라틴계 미국인에 대한 과잉 검문과 인종 차별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반면 블룸버그 선거캠프에서는 이런 논란들을 부인했다. 줄리 우드 선거캠프 대변인은 "큰 조직이라면 불평이 있을 수밖에 없다. 대부분의 내용은 이미 지난 20년간 보도된 바 있다"며 "그는 어떤 종류의 차별이나 괴롭힘도 용납하지 않았고 평등과 포용의 문화를 창조했다"고 해명했다.

억만장자인 블룸버그 전 시장은 선거를 돈으로 매수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AP통신은 그가 수십억 달러의 재산 가운데 이미 4억1700만달러(약 4932억원)를 전국적인 광고 비용으로 썼다고 보도했다. 미국 대선 후보가 예비경선에 투입한 역대 최고 금액이다.

앞서 뉴햄프셔 경선에서 승리한 샌더스 의원은 자신의 라스베이거스 유세에서 "블룸버그 전 시장은 자신의 돈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을 이기는데 필요한 지지율을 만들어 내진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샌더스 의원은 경쟁 후보 중 유일하게 블룸버그 전 시장을 언급하며 그의 최저임금법과 부유층 과세, 월스트리트 규제 등과 관련한 입장을 비판하기도 했다.

1, 2차 경선에서 참패해 위기에 몰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블룸버그 전 시장에 대해 "600억 달러의 돈으로 엄청난 광고를 살수는 있겠지만, 과거의 좋지 않은 기록들을 지울 수는 없다"며 "블룸버그와 이야기할 것이 많다"고 언급했다. 그는 앞으로도 블룸버그 전 시장에 대한 검증이 더욱 치밀하게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권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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