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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연재] 조선일보 '민학수의 All That Golf'

[민학수의 All That Golf]'골프 여제' 박인비, 호주여자오픈서 통산 20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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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여자오픈서 1년 11개월만에 우승 추가... 박세리 이후 한국선수 두 번째 20승 고지

조선일보

박인비가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 정상에 오르며 통산 20승째를 달성했다./Golf Austra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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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여제’ 박인비(32)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서 마침내 통산 20승 고지에 올랐다. 2007년 LPGA 투어에 합류해 14시즌 만에 거둔 기록이다.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첫 승을 올린 박인비는 20승 가운데 메이저에서 7승을 올렸다. 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가 20승 이상을 기록한 건 박세리(43∙25승) 이후 박인비가 두 번째다. LPGA 선수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스물여덟 번째다.

16일 호주 사우스 오스트레일리아주 로열 애들레이드 골프클럽(파73)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

이날 대회장에 강풍이 불어 대다수 선수들이 고전을 한 가운데 박인비는 버디 3개, 보기 4개로 1오버파 74타를 쳤다. 최종 합계 14언더파 278타를 적어낸 박인비는 2위 에이미 올슨(미국·11언더파)을 3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19만5000달러(약 2억3000만원)다.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건 2013년 신지애(32), 2017년 장하나(28), 2018년 고진영(25)에 이어 박인비가 네 번째다.

박인비가 LPGA 투어에서 첫 우승을 거둔 건 2008년 6월 메이저 대회인 US여자오픈에서다. 하지만 이후 약 4년간 극심한 슬럼프에 시달렸다. 그러다 2012년 에비앙 마스터스와 사임다비 LPGA 말레이시아 정상에 오르며 부활을 알렸다. 이듬해에는 메이저 3승을 포함해 6승을 거두며 전성기를 활짝 열어젖혔고, 2014년 3승, 그리고 2015년에는 5승을 추가했다. 특히 2015년에는 브리티시 여자오픈 정상에 오르며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완성했다.

여기에 2016년에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 남녀 골프 최초로 ‘골든 슬램’(금메달+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했다. 2017년 HSBC 챔피언스와 2018년 3월 뱅크 오브 호브 파운더스컵에서 정상에 오른 이후 준우승만 5차례 기록했던 박인비는 이날 1년11개월 만에 승수를 보태며 마침내 20승 고지에 올랐다.

박인비는 이번 우승으로 올 여름 도쿄 올림픽 출전 가능성도 높였다. 올해 올림픽 2연패를 위해 예년보다 일찍 시즌을 시작했던 박인비는 개막전이었던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이후 2개 대회에서 부진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둘째날 공동 선두로 올라선 이후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번 우승으로 세계 랭킹은 상승할 전망이다. 박인비는 현재 17위로 한국 선수 중에서는 고진영(세계 1위), 박성현(2위), 김세영(6위), 이정은(9위), 김효주(12위)에 이어 여섯 번째다. 6월 말 기준으로 한국 선수 중 상위 4명 안에 들어야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박인비에게는 그동안 애를 태우던 퍼팅이 살아났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박인비는 개막전에서도 최종 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출발했지만 퍼팅 부진으로 연장전을 허용한 끝에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이번에는 매 라운드 서너 차례의 중장거리 퍼팅이 들어간 덕에 발걸음이 한결 가벼웠다. 박인비 역시 "퍼팅이 잘 돼 기분이 좋다"고 했다.

이날 3타 차 단독 선두로 시작한 박인비는 첫 홀에서 4온 1퍼트로 보기를 범했지만 3∙4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냈다. 6번과 8번홀 (이상 파4)에서는 만만치 않은 거리의 파 퍼트를 성공했다. 9번 홀(파5)에서 1타를 잃었지만 이때 경쟁자들에 5타나 넉넉히 앞서 있었다.

후반 들어 박인비는 14번(파4)과 16번 홀(파3)에서 그린을 놓치며 1타씩을 더 잃었다. 경쟁자들과는 2타 차로 좁혀졌지만 17번 홀(파5)에서 2온에 성공하며 버디를 잡아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박인비가 마지막 18번 홀(파4)을 파로 마치며 우승을 확정하자 한국 선수들은 그린에 올라가 샴페인을 뿌리며 축하해줬다.

박인비와 챔피언 조에서 우승경쟁을 펼쳤던 조아연(20)은 4타를 잃으며 이미향(27)과 함께 8언더파 공동 6위로 마쳤다. 이정은(24)은 3언더파 공동 34위, 최혜진(21)은 1언더파 공동 48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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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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