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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2년 사이 준우승만 5차례…마침내 LPGA 20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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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박인비의 ISPS 한다 호주 여자오픈 3라운드 경기 모습. /Golf Australi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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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희수 기자] 박인비(32, KB금융그룹)가 마침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개인통산 20승 고지에 올라섰다. 이것도 아홉수라면 지독한 아홉수였다. 2년 가까운 도전의 시간이 필요했고, 그 사이 준우승만 5차례나 했다.

박인비는 16일,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시턴의 로열 애들레이드 골프클럽(파73, 6,633야드)에서 열린 ‘ISPS 한다 호주 여자오픈’(총상금 130만 달러=약 15억 3,700만 원, 우승상금 19만 5,000달러=약 2억 3,000만 원)에서 3타차로 우승했다. 최종 스코어는 14언더파 278타(67-69-68-74)다.

최종 4라운드 챔피언조의 출발은 흥미로웠다. 작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신인왕 조아연(20, 볼빅)과 20승 도전자 박인비가 같은 조를 이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의 빅매치에서 조아연은 한국에서 파견된 경축사절이었다. 갓 스무살인, 데뷔 2년차 골퍼가 빅리그에서 우승한다면 그 보다 더 놀라운 일이 없겠지만 역시 현실의 벽은 있었다. 조아연은 LPGA 정규투어 최종일 챔피언조에서 경기하면서 ‘조아연’이라는 이름을 세계 무대에 아로새긴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조아연의 성적은 8언더파 공동 6위.

남은 관심은 박인비의 20승 달성 여부였다. 전반 9개홀을 돌았을 때 박인비의 스코어는 15언더파였다. 전날 3라운드 성적과 똑 같았다. 스코어보드는 보기 2개, 버디 2개로 알록달록 했지만 더하고 뺐더니 이븐파였다.

스코어만 보면 위태위태한 경기를 펼친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날 대회장의 환경을 감안해야 했다. 챔피언조가 2, 3번홀을 돌 즈음부터 강풍이 불기 시작했다. 경험이 적은 조아연은 퍼팅 라인에 섰다가도 몰아치는 강풍에 몇 번씩 퍼터를 물려야 했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최종일 경기에서 타수를 줄이는 선수는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었다. 결국은 박인비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위기라고 할만한 상황이 14, 15번 홀을 지날 무렵 찾아왔다. 파4 14번홀에서 보기를 범해 추격자 류위(중국)가 2타차까지 쫓아왔다. 급기야 파5 15번홀에서 세번째 샷이 그린 우측 벙커에 빠져 힘겹게 파세이브를 했다.

그런데 이 위기가 결과적으로는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다. 류위가 16, 17번홀 연속 보기로 스스로 추격을 포기해 버렸기 때문이다.

박인비는 이날 우승으로 LPGA 투어 개인통산 다승 순위를 공동 26위로 끌어올렸다. 한국인 중에선 25승의 박세리가 유일하게 박인비보다 위에 있다. 박인비가 올린 20승 중에는 메이저대회 우승이 7차례나 있어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

2018년 3월 15일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 우승 이후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알게 모르게 속앓이를 했을 박인비다. 그 사이 준우승만 5차례를 했다. 가장 가까운 준우승 사례는 지난 1월 20일 있었던 ‘다이아몬드 리조트 챔피언십’이다.

박인비는 ‘다이아몬드 리조트 챔피언십’ 이후 4주 연속 대회에 출전하는 강행군을 펼치고 있다. 올 여름 도쿄올림픽에서 다시 한번 금메달에 도전하고 싶은 목표가 있어서다. 살아 있는 기록 제조기인 박인비에게는 새로운 목표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2006년 LPGA 투어에 진출해 2007년 루키 시즌을 보낸 박인비는 2008년 US여자오픈 우승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후 혹독한 슬럼프에 빠져 일본투어를 전전하며 시련기를 보낸 박인비는 2012년부터 더 무서운 존재로 되살아났다. 2012년 2승을 올리며 시동을 걸더니 2013년 무려 6승을 올리며 LPGA를 제압했다.

2014년 3승으로 숨고르기를 한 박인비는 2015년 5승을 올리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아시아 최초의 LPGA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2015년의 활약으로 박인비는 한국인 최초로 ‘올해의 선수상’을 땄다. 또한 112년 만에 정식 종목이 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는 대한민국에 9번째 금메달을 안기기도 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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