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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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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前 공사, 총선에 '태구민'이란 이름으로 출마하게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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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입국하면서 北테러 위협 피해 개명⋯ "北 주민 구하겠다는 뜻"
총선 계기로 원래 이름 되찾으려 법원에 개명 신청했으나 3개월 걸려⋯ '태구민'으로 출마
"신변보장 어려움 있어도 정부 믿고 새로운 도전 당당히 나서겠다"
"총선 치러지는 4월15일은 김일성 생일⋯ 北주민에 자유선거 알리고 싶어"

4·15 총선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 자유한국당 태영호 전 주영(駐英) 북한 공사가 16일 자신의 주민등록상 이름이 '태구민(太救民)'이라고 밝혔다. 태 전 공사는 한국에 입국하면서 북한 테러 위협을 피하기 위해 개명했다고 한다. 태 전 공사는 '북한 주민을 구하겠다'는 뜻의 이 이름으로 총선에 출마한다.

조선일보

태영호 전 주영 북한 공사가 1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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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 전 공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16년 12월 대한민국 국민으로 새롭게 태어날 때 북한의 테러 위협을 피하기 위해 개명했고, 생년월일도 고쳤다"며 "총선을 계기로 원래 이름(태영호)을 되찾으려고 개명 신청을 했으나 법원에서 3개월이 걸린다고 통보했고, 총선 전에는 개명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주민등록증 이름으로 출마할 수밖에 없다"며 "신변안전 보장에 어려움이 증가해도, 정부를 믿고 새로운 도전에 당당히 나서겠다"고 했다. '태구민'이란 이름의 뜻에 대해서는 "북한의 형제자매들을 구원해보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태 전 공사는 21대 총선 의의에 대해서는 "선거일인 4월 15일은 북한에선 김일성이 태어난 날"이라며 "김일성 생일에 북한 주민들이 저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들은 자유 선거로 국회의원을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선거를 직접 뛰면서 북한 주민들을 향해 북한과 대한민국 선거가 어떻게 다른 지 체험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태 전 공사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서는 "우리가 북한에 선의를 보이고 정성을 다하면 핵(核)도 포기할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 문제"라며 "비핵화를 이룰 수 없고, 북한의 위협을 더욱 키울 뿐"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상황을 "정의롭지 못한 평화 상태"라며 "북한 비핵화를 머리에 이고 북한 눈치를 보면서 조심히 유지하는 평화"라고 했다. 태 전 공사가 정의한 정의로운 평화는 "우리가 주동적으로 지켜 나가는 평화"다.

태 전 공사는 개성공단에 대해 "비핵화에 아무 진전이 없는데 개성공단을 재개하자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며 "(개성공단 노동자들에게) 월급을 줄 때도 김정은 사무실에 현금 박스를 직송하지 말고, 노동자들에게 직접 주어야 정의롭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가 금강산과 개성 개별 관광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금강산 한국인 피살 사건 같은 일이 없도록 국민 생명과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대책이 먼저 필요하다"고 했다. 또 "엉뚱하게 비자를 받고 북한 관광을 가자고 하는데, 한국이 먼저 영구 분단으로 가자는 소리"라며 "정의롭지 못한 발상"이라고 했다. 비자는 별개의 국가에서 필요한 것이고, 한국에서 북한으로 갈 때는 비자가 아닌 방문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태 전 공사는 이어 "우리 사회 일부에서 북한이 일정한 소득 수준에 올라서도록 먼저 도와주고 그 전에는 북한 인권문제를 꺼내지 말라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고 정의롭지도 않다"고 했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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