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미 공군 특수작전기 MC-130J 코만도2가 대만해협의 중간선을 따라 북쪽에서 남쪽으로 비행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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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미국과 중국이 대만 인근 바다에 날 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중국 인민해방군(PLA) 공군 군용기들이 대만 해협을 건너 대만 인근 바다를 관통해 서태평양 지역을 비행하자 미 전투기들 연일 대응비행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외신을 종합하면 대만인근 바다에 비행에 먼저 나선 것은 중국 공군이다. 중국은 지난 1월 23일에 이어 지난 9일 H-6K 전략 폭격기, 젠(殲)-11 전투기 등 다수의 군용기를 동원해 대만 남부와 북부 인근 바다를 관통해 서태평양 지역을 왕복하는 장거리 비행 훈련을 했다. 중국은 통상 대만 주변 상공에서 '대만 섬 포위 비행훈련'을 하고 있지만 최근의 비행은 위협적이다.
당시 중국 군용기는 중국 본토를 출발해 대만 남쪽 바시(巴士)해협을 통과해 서태평양 지역으로 나갔다가 미야코(宮古) 해협을 거쳐 대만 북동부 바다를 통해 복귀했다. 대만해협은 중국과 대만 사이의 동중국해와 남중국해를 연결하는 해협으로, 길이가 약 400㎞, 폭 150∼200㎞다. 바시해협은 대만과 필리핀의 바탄제도 사이에 있는 너비 150km 정도의 해협으로, 동쪽의 태평양과 서쪽의 남중국해를 연결하는 지역이다. 미야코 해협은 일본 오키나와현의 미야코섬과 오키나와섬 사이의 해협으로, 동중국해와 태평양을 잇는다. 군사적으로 요충지인 지역들이다.
중국 군용기 출현에 대만 공군은 즉각 F-16 전투기들을 발진해 대응 비행에 나섰다. 대만 국방부는 대만의 F-16 전투기들이 인민해방군 H-16 전략 폭력기 한 대를 추격 비행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미 공군도 합류하기 시작했다. 미 공군이 직접 나서는 것은 대만해협에서의 잇단 무력 시위를 통해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본격적인 대응 행보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미 공군 특수작전기 MC-130J 코만도2(사진)가 대만해협의 중간선을 따라 북쪽에서 남쪽으로 비행했다. 미군 특수작전기는 대만해협을 통과한 것은 올들어 처음이다. MC-130J 작전기는 지난해 8월 말과 9월 말, 11월 초에도 대만해협을 통과한 바 있다. 대만 국방부는 이어 미 공군 B-52H 전략폭격기 두 대도 대만 동부의 공역에서 북쪽에서 남쪽으로 비행했다고 부연했다. 미 해군도 나섰다. 대만이 실효 지배 중인 둥사군도(東沙群島ㆍ프라타스) 인근 해역을 항행한 미 함정이 이미 대만 남쪽 해역에 도착해 곧 대만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전문가들은 "지난 9일과 10일 이틀 연속 중국전투기가 대만 주변을 비행한 것은 정례적 군사 훈련이 아닌 정치적 목적이 다분한 정치적 행동"이라며 "미군 군용기가 대만 서부인 대만해협과 동쪽 공역에 동시에 출현한 것은 대만에 대한 지지를 신속하게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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