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시민들을 ‘북한 특수군’으로 비방한 혐의를 받는 지만원(78)씨가 1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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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민주화운동에 참여한 시민 등을 '북한 특수군'이라고 지칭하는 등 비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보수 논객 지만원(78)씨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2016년 기소 이후 4년 만에 법원의 판단이 나온 것이다. 법원은 지씨가 고령인 점 등을 감안해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김태호 판사는 13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기소된 지씨에게 징역 2년에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지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촬영된 시민군의 사진을 올리면서 '광주에서 활동한 북한 특수군'이라고 지칭하는 등 비방한 혐의를 받았다. 지난해 12월에는 영화 '택시운전사'의 실존 인물인 고(故) 김사복씨를 빨갱이나 간첩으로 지칭하는 등 명예를 훼손한 혐의도 있다.
김 판사는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희생된 시민들의 넋을 위로하고 역사적 진실을 알리기 위해 제작한 사진집에 대해 지씨는 천주교 신부들이 북한과 공모해 조작된 사진집을 제작했다는 등 허위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중대하게 훼손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지씨가 피해자들을 북한 특수군이라고 주목하게 된 근거를 분석한 결과 건전한 상식과 경험칙을 갖춘 일반인이 보기에도 상당히 부족하다"며 "의도가 악의적이고 죄질이 좋지 않다"고 했다.
김사복씨를 비방한 혐의에 대해서도 "별 다른 근거 없이 피해자들의 명예를 현저하게 훼손하는 내용의 악의적인 글을 게시했다"고 지적했다.
지씨는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법정에서 구속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김 판사는 "지씨가 고령이고, 장기간 재판 과정에 성실하게 출석한 점 등에 비춰보면 증거인멸과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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