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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만화] 인기 없는 '안여돼'의 반어적 절규…'찾지말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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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만화 '찾지말아 주세요'©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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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일본 만화가 나카가와 마나부가 인생의 흑역사를 되돌아보기 위해 펴낸 자전적 만화 '찾지말아 주세요'가 번역출간됐다.

나카가와는 어렸을 때 귀여웠지만 안경을 끼고 여드름이 난 뚱뚱한 남자(안여돼)로 성장해 추리닝을 즐겨 입는다. 그는 안여돼로 살면서 괴로운 순간이 닥칠 때마다 도망쳤다고 솔직히 인정했다.

그는 이런 행동의 백미를 중학교 임시 수학교사였던 2001년에 '찾지 말아달라'는 편지를 교사 숙소에 남기고 잠적했던 일을 꼽았다. 교단에 설 때마다 엄청난 부담감과 울렁증 때문에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도쿄로 상경해 택배와 접시 닦기로 생계를 유지하며 학창시절의 꿈인 만화가에 도전한다. 친구가 없던 그가 스트레스를 푸는 방법은 SNS 활동 뿐이었다.

그의 데뷔작이자 대표작 '나는 아직 친구가 없어요'는 고독사를 피하기 위해 SNS와 오프모임에 열중하는 남자의 분투기를 담았다.

나카가와는 결국 30대 중반인 2017년에 만화 '나는 아직 친구가 없어요'로 데뷔했으며 후속작인 '지주막하 출혈만화', '찾지말아 주세요'를 펴냈다.

신간 '찾지말아 주세요'는 그가 중학교 교사 숙소에 남긴 편지의 유일한 문장이기도 하다. 그는 만화가가 된 이후에 당시 잠적 과정을 역순으로 여행했다.

그는 중학교에서 자신의 빈 자리를 채워준 동료교사를 비롯해 당시의 제자, 부모님, 남동생을 차례로 만났다.

나카가와는 순례에서 의외의 상황을 마주친다. 동료 교사는 그에게 '의외로 사랑받았을지 모른다'고 말하고 친모는 '(아들이) 살아 있기만 해달라'며 애타게 찾아 헤맸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그는 순례 과정을 통해 주변 사람의 냉정함이 사실은 그들에게 친절하지 못했던 자신이 만들어낸 결과임을 깨닫는다. 그는 순례를 통해 타인과 진실한 마음으로 소통하자고 다짐한다.

나카가와는 작가의 말에서 "도피는 삶에 회의를 느끼는 시기와 자살을 결심하는 시기의 사이에 있다"며 "이번 여행을 계기로 다른 사람에게 보다 친절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면서도 여자친구의 존재 여부를 끝내 밝히지 못했다.

책은 중장년 독거 남성이라면 눈물을 흘리며 공감할만한 내용이 가득하다.

한편 국내에서도 나카가와와 유사한 삶을 사는 남자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페이스북 '인기없는 남자들의 모임'은 여자친구가 발생할 경우 관리자에 의해 강제퇴출을 당하지만 회원수가 5만7000명에 달한다.

◇ 찾지 말아주세요/ 나카가와 마나부 지음/ 김현화 옮김/ 바다출판사/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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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찾지말아 주세요'©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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