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양.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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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이 한창 열기를 더하는 가운데 유일한 아시아계 주자인 앤드류 양(45)이 사퇴를 선언했다. 유색인종 후보가 모두 중도하차하면서 민주당 경선은 백인 후보 일색으로 치러지게 됐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앤드류 양은 불출마 결정은 민주당 경선의 가장 놀라운 스토리라인 중 하나를 없앤 것"이라면서 "그는 이념적 스펙트럼을 초월해 부동층을 끌어들이고 재치와 긍정으로 회의론자들까지도 호기심을 갖게 했던 후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뉴햄프셔 대선후보 경선 개표가 진행중이던 11일 밤 사퇴를 표명했다. 그는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기 전에 가진 인터뷰에서 "저는 숫자에 예민한 사람(I am a numbers guy)"이라며 "우리가 이 캠페인에서 이길 수 없을 거라는 것은 거의 확실해졌다.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들에게 의미 없는 기부금을 계속 받을 수 없다. 오늘 밤 나는 나의 선거운동을 중단할 것을 발표한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은 양 후보의 사퇴 발표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양 후보의 말이 끝나자 한 지지자는 "우리는 여전히 너를 사랑해, 앤드류"라고 외치기도 했다. 양 후보는 "정말 고마워, 뉴햄프셔"라고 응답하며 "여러분들의 후보가 되었던 것은 내 인생의 특권이었다"고 말했다. 지지자들은 다음 대선이 열리는 "2024년!"을 계속 외쳤다.
양 후보는 사퇴 이후 뉴욕 시장 선거에 출마할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향후 정계 복귀 가능성을 열어뒀다.
비록 대선 레이스를 끝까지 완주하지는 못했지만 그의 '꼴찌 돌풍'은 미 대선 역사에 의미있는 한 획을 남겼다.
대만계 이민 2세인 양 후보는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실리콘밸리에서 비영리 사회적 벤처기업 '벤처포아메리카'를 설립한 사업가다. 그는 민주당 대선 후보 중 유일하게 정치 경험이 전무했다.
하지만 양은 18세 이상의 모든 미국 시민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월 1000달러(약 118만원)의 현금을 지급하는 '보편적 기본소득(UBI)'을 최대 공약으로 내세워 인기를 끌었다. 그가 시범적으로 10명의 신청자를 선정해 1년간 월 1000달러를 주겠다고 약속하자, 그의 선거 홈페이지에는 순식간에 45만명이 지원하기도 했다. '양 갱(Yang Gang)'이란 팬클럽도 생겼다.
양 후보는 AI(인공지능)와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하고 생산성이 높아짐에 따라 여기서 나오는 이익을 사람들에게 기본소득으로 분배해 사회·경제적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이 덕에 양 후보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의 공개 지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접어들고, 당 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맞설 민주당 대선 주자를 진지하게 선정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양 후보는 점차 지지층을 잃었다. 선거 자원봉사자들과 전 직원으로부터 성차별을 당했단 주장에 직면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즈(NYT)는 "양 후보의 정치적 지지 기반이 대부분 젊은 남성 유권자들임을 감안하면 이 가운데 일부는 버니 샌더스 의원을 지지하는 쪽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며 "사퇴 이후 양 후보가 뭘 할 예정인지 정확히 알려지진 않았지만, 참모진 발언을 종합하면 정치권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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