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美서 열린 '갤럭시 언팩'서 데뷔 무대
"경험에서 나온 뚝심..성장 둔화 우려는 기회"
"향후 10년은 5G, AI, IoT 기반 멀티 디바이스 경험이 중요"
갤럭시 개발 '주역'…초고속 승진하며 50세에 사장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이 현지시간 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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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에서 나온 뚝심…“한 번도 쉽지 않았다”
삼성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이지만 지난해 IM부문 영업이익이 8년 만에 10조 원 대 아래로 무너졌고, 2위인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 속에서도 삼성과 격차를 좁히고 있다. 낮은 가격을 앞세운 중국 브랜드들은 인도 등 신흥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연간 기준으로는 세계 1위(20.9%)를 지켰지만 2위 화웨이(17.0%)와의 차이가 4%포인트 정도에 불과하다.
노 사장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지난달 스마트폰 사업 수장 자리에 올랐으니 압박감은 더할 터다. 1등을 지켜야 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노 사장은 시종일관 미소를 잃지 않았다. 경험에서 나오는 뚝심이었다. 지금은 당당한 업계 1위 삼성이지만 과거 피처폰 시절에는 LG전자와 애플의 뒤를 쫓던 시절이 있었다. 노 사장은 “모바일 산업에서 삼성전자가 한 번도 쉬웠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며 “피처폰 시절 업계 선두에 있지 않을 때는 후발주자로 쫓아가느라 힘들었고, 스마트폰을 처음 시작할 때도 지금보다 더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삼성에는 다양한 기능과 폼팩터(Form factor·제품의 구조화된 형태)변화, 새로운 카테고리로 피처폰의 정체를 성장으로 바꾼 모바일 산업의 저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기회는 폴더블과 5G에 있다”
그가 새로운 10년을 열 ‘갤럭시S20’과 ‘갤럭시Z플립’을 발표하면서 언급한 것은 폴더블과 5G였다. 노 사장은 “성장을 자신하는 이유는 폴더블이라는 새로운 폼팩터로 전례 없는 사용자 경험을 고객에게 전할 수 있고, S20시리즈 전 라인업을 5G로 소개하는 등 5G로 큰 기술 혁신이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작년에 ‘안으로 접는’ 갤럭시폴드에 이어 ‘위 아래로 접는’ Z플립을 출시하면서 다양한 폼팩터로 폴더블폰 시장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작년에 갤S10을 세계 최초의 5G폰으로 출시한 뒤 5개의 5G 모델을 낸 데 이어 이번에는 S20시리즈 전 라인업을 5G로 출시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노 사장은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고객 경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폴더블을 몇 번 접을까 하는 기술적 시도는 가능하나 중요하지 않다.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 서비스나 콘텐츠는 충분한지, 생태계가 준비돼 있는 지가 첫 번째 판단기준”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스마트폰은 지난 10년간과 완전하게 다른 기능과 성능을 갖춘 새로운 카테고리 제품이 될 것”이라며 “향후 10년은 5G,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을 키워드로 멀티 디바이스 경험을 얼마나 잘 만들어 내느냐가 중요한 방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드로이드 생태계 성장 주도하겠다”
올해 목표로는 안드로이드 및 모바일 업계 리더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업계 리더로서 안드로이드 생태계 성장과 모바일 산업 전체 성장 촉발할 새롭고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선보이겠다”며 “서비스든 콘텐츠든 소프트웨어든 더 투자하고 발전시킬 것이다. 세계 탑 플레이어와의 전략적인 협력으로 제공하는 게 고객 입장에서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이번 갤럭시 신제품에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리스 등과 협업했다. 구글은 갤S20과 Z플립에 자사의 영상통화 앱 듀오의 독점 기능을 제공했고, 마이크로소프트(MS) 엑스박스 게임 스튜디오의 게임인 ‘포르자 스트리트(Forza Street)’는 갤S20를 통해 처음 모바일 기기로 지원된다. 넷플릭스와는 ‘삼성 데일리’에서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추천하거나 인기 프로그램을 보여주기로 했다.
노태문 사장은 11일(현지시간)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올해를 새로운 모멘텀과 기회에 대한 흥분으로 시작한다”고 말했다. (사진= 삼성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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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개발 주역..외유내강형으로 50대에 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2020년대를 맞아 양대사업 부분 중 하나인 무선사업부를 이끌 수장으로 노태문 사장을 발탁한 것은 경험과 통찰력을 높이 샀기 때문으로 보인다. 노 사장은 지난 1997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줄곧 무선사업부에서 제품개발 최전선에 있으면서 갤럭시 시리즈의 개발부터 최근 갤럭시 폴드 초기 결함 논란까지 수많은 역경을 현업에서 헤쳐왔다. 그는 연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포스텍(포항공대)에서 전자전기공학 석·박사학위를 받았는데 지금도 명함에 공학박사라는 점을 병기할 만큼 엔지니어로서의 자부심이 크다.
2010년에는 갤럭시S 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자랑스러운 삼성인상’을 수상하고 상무 승진 3년 만에 전무로 승진했다. 초고속 승진을 거듭한 끝에 지난 2018년에는 50세의 나이로 사장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지난해 신임 무선사업부장으로 발탁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대외적인 행사가 아니어도 항상 밝은 표정과 소통을 위한 노력으로 사내에서도 평판이 좋다. 전형적인 외유내강 스타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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