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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원이 T모바일과 스프린트 합병을 승인했다. 가입자 1억명 이상을 보유한 글로벌 이동통신사가 탄생한다. 미국 이통 시장은 대등한 3강 체제로 재편, 5G 투자와 서비스 경쟁 활성화를 위한 전환점이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뉴욕 맨해튼 남부연방지방법원 빅터 마레로 판사는 뉴욕주를 비롯한 13개주와 워싱턴D.C 법무장관이 제기한 양사 합병반대 소송에서 T모바일·스프린트에 승소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합병반대 진영이 T모바일과 스프린트 합병이 가격인상과 서비스 품질 저하를 초래할 반경쟁적 행위라는 주장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시했다. 디시네트웍스라는 새로운 제4 이동통신사업자가 탄생할 조건도 확보돼, 합병이 경쟁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앞서 합병 반대 진영은 스프린트와 T모바일 합병이 경쟁을 제한하고 통신비 인상을 초래할 것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 판결로 T모바일과 스프린트 합병은 9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평가된다.
T모바일과 스프린트는 2018년 4월 260억달러(약 30조7000억원) 규모 합병 협상을 타결했다. 5G로 재편이 가속화되는 글로벌 이통시장에서 협상력과 혁신기술 사업기반을 확장하려는 도이치텔레콤(T모바일 대주주)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스프린트 대주주)간 이해관계가 일치했다.
양사는 합병 비율을 각각 42%, 27%(일반주주 31%)로 정했다. 이후 양사는 미국 법무부(DOJ)와 연방통신위원회(FCC) 승인을 받았지만, 주 정부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T모바일·스프린트는 합병으로 1억3000만명대 가입자를 보유한 글로벌 이통사로 재탄생하게 된다. 미국 이통 시장은 버라이즌, AT&T, T모바일·스프린트간 대등한 3강 체제로 재편된다.
시장점유율은 버라이즌 35%, AT&T 34%, T모바일·스프린트 30%(18%·12%)로 경쟁을 위한 황금 비율을 형성하게 된다.
양사 합병 승인은 5G와 혁신네트워크 투자를 활성화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법원이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FCC는 합병법인이 6년 이내에 99%가 사용 가능한 속도 100Mbps 이상급 5G망을 구축하도록 인가조건을 부과했다. 기존 스프린트가 보유한 800㎒ LTE 주파수 대역 일부를 이동통신 사업권을 허가받은 디시네트워크에 양도하도록 했다. 아울러 스프린트가 부스트모바일, 버진모바일, 스프린트 프리페이드 등 알뜰폰을 디시네트워크에 매각하도록 했다. T모바일에는 제4 이통사 디시네트워크에 7년간 네트워크 접근을 보장할 것을 요구했다.
5G 시장에 집중할 거대한 '메기'를 풀어놓고 버라이즌과 AT&T도 자극받아 제대로 된 경쟁을 펼치라는 의도가 분명한 결정이다.
빅터 마레로 판사는 “T모바일은 10년간 많은 소비자 혜택을 주도하는 독행기업(매버릭) 역할을 수행했다”며 “합병법인은 강력해진 힘을 바탕으로 더욱 예측하기 어려운 비즈니스 전략을 펼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은 “법원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양사 합병은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고 글로벌 5G 시장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기자 jisung@etnews.com
[표]T모바일·스프린트 합병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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