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복귀 무산 공식 발표하며 SNS에 영어로 글 올려 배경 관심
“거짓으로 나에게 상처 준다면 나도 진실로 상처 줄 수 있어”
한국 축구의 간판스타 기성용(31·사진)의 국내 복귀가 무산됐다.
기성용의 매니지먼트사 C2글로벌은 11일 “FC서울, 전북과의 협상을 10일 종료했다. 매우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올 시즌 K리그로 복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1일 뉴캐슬(잉글랜드)과의 계약을 종료하고 자유계약선수(FA)가 된 기성용은 2006년부터 4년간 몸담았던 친정팀 서울과 먼저 협상을 진행했다. 당초 기성용은 뉴캐슬에서의 연봉(약 31억 원·추정)보다 적은 금액을 받더라도 서울로 돌아오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양측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기성용은 서울이 적극적으로 자신을 원하지 않는 모습에 실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기성용은 전북 입단을 추진했지만 2009년 셀틱(스코틀랜드)으로 이적할 당시 서울과 맺은 별도의 계약 조항이 걸림돌이 됐다. 이 조항은 국내 복귀 시 서울과 우선 협상, 국내 타 구단 이적 시 위약금(약 26억 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전북 관계자는 “무리하게 위약금을 지불하며 기성용을 영입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기성용이 전북과 협상한다는 소식에 서울 팬들은 시즌권 환불 의사를 밝히는 등 거세게 항의했다. 그러자 서울은 “기성용과의 협상은 끝나지 않았다”며 기성용 측에 상향된 연봉 조건을 제시했으나 끝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서울 측은 “향후 기성용이 K리그 복귀를 추진할 경우 부족했던 점들을 보완해 성실히 다시 협상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C2글로벌은 “선의로 추진한 K리그 복귀가 양 구단과 리그 전체에 혼란을 주는 사태로 번져 협상을 중단했다. 시시비비를 가리는 것은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어 언급하지 않으려 한다. 다만 기성용의 상심이 큰 상태다”라고 전했다.
기성용은 이날 인스타그램에 “거짓으로 내게 상처를 준다면, 나도 진실로 당신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 나를 가지고 놀지 말라. 내가 받아치면 당신도 좋아하지 못할 것이다”란 글을 영어로 남겼다. 기성용은 이 글이 누구를 향한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축구 이적 전문 사이트 트란스퍼마르크트가 전 세계 FA 중 시장 가치 2위로 꼽은 기성용은 중동, 미국, 중국 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다. C2글로벌은 “기성용의 의사에 따라 해외 리그 다수 구단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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