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8 (수)

이슈 고유정 전 남편 살해 사건

고유정 최후진술 "목숨걸고 아니다"…계획살인 부인(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제주=유동주 기자]

머니투데이

전 남편 살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고유정이 14일 오후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5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2019.10.14/뉴스1


[the L]전 남편과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고유정(36)은 1심 결심공판 최후진술에서 '계획 살인'을 부인했다. 고유정은 "목숨이나 모든 걸 걸고 아닌 건 아니다"며 전 남편 살인사건에 대해 '계획 범행'을 부인했다.

10일 오후 2시부터 제주지방법원 형사2부(정봉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고유정은 전 남편의 성폭행 시도에 의한 우발적 범행이라고 재차 주장했다. 의붓아들에 대해선 아예 범행자체를 부인했다.

방청석 쪽에 얼굴을 보여주지 않기 위해 긴 머리를 풀어내려 왼쪽 얼굴을 가린 고유정은 시종일관 재판석 방향으로 몸을 튼 상태로 공판에 임했다.

변호인 남윤국 변호사의 최후변론이 끝나자 최후진술 기회를 얻은 고유정은 "판사님들이 제발 한번이라도 다시 훑어봐 주시고 저 여자가 왜 그랬을까 생각해 봐 주셔달라"며 "언젠가는 모든 진실이 밝혀질 거라 믿고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방청석에 거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울먹거리던 고유정은 "이 몸뚱아리가 뭐라고 (전 남편이)원하는 대로 다 줬으면 제 아이와 이런 기약없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텐데 이렇게 오래 고통을 겪을 줄 몰랐다"며 사건의 원인을 전 남편의 성폭행 탓으로 돌렸다.

이어 "일단 사건이 일어나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돈 받으면서 성매매도 하고 그러는데 제 몸이 뭐 귀하다고 그랬는지 그냥 그때 원하는 대로 내줬으면 아무 일도 없었을텐데 나 때문에 아이가 아빠 잃고 엄마 잃게 됐다는 그런 생각을 구치소에서 매일 한다"고 했다.

차분하게 답을 이어가던 고유정은 '임신'과 '유산'에 대한 회고를 하면서는 울먹이기도 했다. 의붓아들 사망사건이 발생하기 전 고유정은 여러 차례 임신과 유산을 반복한 바 있다. 재판부가 "입덧을 심했다고 하는데도 굳이 임신을 하려고 했던 이유가 현 남편과 혈연으로 이어진 가족이 되고 싶다는 강박 때문이냐"고 묻자 "30대 후반이어서 유산이 반복된 건 맞고 남편과 자식으로 연결되었으면 해서 그런 면이 있다"고 답했다.

앞서 남윤국 변호사는 사망한 피해자들을 잠들게 하기 위해 쓰인 것으로 검찰에 의해 지목된 '졸피뎀(수면유도제)'을 직접 먹어봤며 졸피뎀은 의도적 살인 계획에 쓰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카레에 졸피뎀을 넣으면 맛이 변해 금방 알 수 있다"며 "직접 제가 카레에 넣어 먹어 보았기 때문에 알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졸피뎀은 그저 잠을 돕는 약으로 힘을 빠지게 하거나 몽롱하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피해자(전 남편)는 졸피뎀 투약 여부와 무관하게 피고인(고유정)을 제압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피고인에겐 살인 동기가 없었고 의도나 계획도 없었다"며 "사건 직후 매우 당황해 욕실에 남편 사체를 두고 밤새 아이와 함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펜션에서 퇴실시간에 쫓겨 주인에게 시간 연장을 문의한 것도 뜻하지 않은 사건이 갑자기 발생했기 때문"이라며 우발적 범행이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고유정에 대한 1심 선고는 오는 20일로 예정됐다.

제주=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