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아프리카돼지열병 국내 상륙

'생산원가보다 못한 삼겹살의 눈물'...아프리카돼지열병에 신종 코로나까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돌림병 탓에 소비심리 위축

도매가가 생산원가 밑돌아

삼겹살·목심 100g당 990원 판매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삼겹살을 비롯한 돼지고기 가격이 10년래 최저 수준으로까지 떨어졌다. 심지어 돼지고기 도매가격은 생산원가도 밑돌고 있다. 애써 키운 돼지를 시장에 내나봤자 오히려 손해를 보는 셈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초래한 소비심리 위축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까지 가중되면서 돼지고기 소비가 절벽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10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신종 코로나 첫 번째 확진자가 나온 지난 달 20일부터 이달 6일까지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격(탕박, ㎏당)은 2906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3505원)보다 17% 낮은 수준이다. 2011년 이후 10년래 최저 수준이다.

특히 돼지고기 도매 가격은 생산 원가보다도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돼지고기 생산비는 사육 규모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는데, 1000마리 미만은 ㎏당 4570원, 1000~2000마리는 4074원 정도 된다. 현 돼지고기 도매가는 생산 원가보다도 1100~1600원 가량 낮게 형성된 셈이다. 지금과 같은 도매가가 유지되면 양돈농가는 생산비도 건지지 못하고 손해만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돼지고기 가격이 하락한 이유는 돼지고기 소비가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유행한 아프리카돼지열병 때문에 돼지고기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까지 확산하면서 외식업체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감소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표한 ‘2019년 4분기 외식산업 경기전망지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한식 유류 요리 전문점’의 외식산업경기지수는 65.97에 머물렀고, 2020년 1분기 전망지수도 70.17에 그쳤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달 발표한 ‘2020 농업전망’에서도 올해 1인당 돼지고기 소비가능량이 전년(28.0㎏)보다 5% 감소한 26.6㎏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헤럴드경제

[사진제공=이마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처럼 돼지고기 시세가 바닥을 치면서 양돈농가가 어려움에 처하자 이마트는 양돈농가와 손잡고 돼지고기 소비 촉진에 나서기로 했다.

이마트는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 간 국산 냉장 삼겹살, 목심 등을 각각 30% 할인한 100g당 990원에 판매한다. 준비한 물량은 삼겹살 200t, 목심 50t 등이다. 이는 이마트가 평상시 5주간(삼겹살 기준) 판매할 수 있는 물량이다.

이마트가 갑작스럽게 돼지고기 할인행사를 마련한 것은 돼지고기 시세가 바닥을 치며 양돈농가가 어려움에 빠졌기 때문이다.

노승민 이마트 축산 바이어는 “도매가 하락과 소비침체라는 내우외환이 겹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양돈농가를 돕기 위해 급히 이번 행사를 마련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국내 양돈농가의 판로 확보를 위해 돼지고기 소비활성화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