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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이슈 LPGA 미국 여자 프로골프

LPGA 떠날 뻔 했던 박희영, 7년 만에 극적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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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PS 한다 빅 오픈 최종 / 최혜진과 연장 4차전 끝 정상 샷 / 올 시즌 3경기만에 한국인 첫 우승 / 한국인 최고령… 지은희 기록 경신 / “이 우승은 신의 선물 같다” 감격 / 교포 이민우, 유러피언투어 첫 우승

세계일보

200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한 박희영(33·이수그룹)은 2승을 거두며 미국 무대에서 자리 잡는 듯했다. 데뷔 3년 만인 2011년 11월 CME 그룹 타이틀홀더스에서 LPGA 투어 첫승을 올렸고 2013년 7월 14일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LPGA 클래식에서 2승째를 거뒀다. 하지만 이후 우승 소식은커녕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설상가상 지난해에는 16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5차례 컷탈락했고 결국 상금 순위 110위에 그쳐 12년 동안 유지한 투어자격을 상실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시즌이 끝난 뒤 지난해 11월 퀄리파잉 토너먼트에 출전했고 준우승을 차지하며 어렵게 2020시즌 LPGA 투어 출전자격을 회복했다.

LPGA 투어를 떠날 뻔했던 박희영이 6년6개월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극적으로 부활했다. 박희영은 9일 호주 빅토리아주 서틴스 비치 골프 링크스의 비치 코스(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ISPS 한다 빅 오픈(총상금 110만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5개를 묶어 1오버파 73타를 쳤다. 최종합계 8언더파 281타를 기록한 박희영은 유소연(30·메디힐), 최혜진(21·롯데)과 공동선두를 이뤄 연장전에 돌입했고 4차에 걸친 피말리는 접전 끝에 정상에 섰다. 우승 상금 16만5000달러(약 2억원).

박희영은 올 시즌 3경기 만에 나온 LPGA 투어 한국인 선수 첫 우승자다. 또 만 32세 8개월 16일에 우승하면서 지난해 지은희(34·한화큐셀)가 세운 종전 기록(32세 8개월 7일)을 깨고 한국인 최고령 우승 기록을 세웠다. 박희영은 “작년은 내 생애 최악의 해였다. 더는 골프를 칠 마음이 안 들어서 골프를 그만두려고 했다”고 털어놓은 뒤 “하지만 11세에 시작한 골프를 쉽게 그만둘 수는 없었고 Q스쿨에 응시해 다시 대회에 나갈 기회를 얻었다. 나는 절대 멈추지 않았다. 이 우승은 신의 선물 같다”며 감격스러운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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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영이 9일 호주 빅토리아주 서틴스 비치 골프 링크스의 비치 코스에서 열린 LPGA 투어 ISPS 한다 빅 오픈에서 우승을 확정짓는 퍼트를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종라운드를 4위로 출발한 박희영은 공동선두를 이뤘다가 14번 홀(파4)과 17번 홀(파3)에서 보기를 적어내 우승경쟁에서 탈락하는 듯했지만 마지막 18번 홀에서 버디에 성공하며 극적으로 연장전에 합류했다. 2차 연장전에서 파에 그친 유소연이 먼저 탈락했고 3차전에서 박희영과 최혜진은 나란히 버디를 기록해 승부는 4차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최혜진이 티샷을 나무 밑으로 보내는 실수를 범해 언플레이볼로 대거 타수를 잃은 반면 박희영은 침착하게 파를 지켜 힘겨운 승리를 마무리했다.

LPGA 투어 우승으로 미국무대 직행을 노리던 최혜진은 4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4개를 묶어 3타를 줄이며 11위에서 공동선두로 뛰어올랐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지난해 KLPGA 신인왕 조아연(20·볼빅)은 단독 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했지만 퍼트 난조로 9타를 잃어 공동 16위(3언더파 286타)로 밀렸다.

한편 같은 코스에서 동시에 열린 남자 대회 유러피언투어 ISPS 빅 오픈에서는 교포 선수 이민우(21·호주)가 최종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하며 생애 첫 유럽 투어 우승을 차지했다. 이민우는 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이민지(24·호주)의 남동생으로 지난해 유러피언투어에 데뷔했다.

최현태 선임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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