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 '종로 출마' 장군에, 劉 '불출마' 멍군…통합 마침표는 양자 회동 이뤄져야 가능할 듯

황교안·유승민 주말 담판 회동 불발⋯ 黃, 통추위 통한 통합 논의 기울자 劉 불출마 선언하며 당대당 신설 합당 거듭 요구한 듯
黃 "劉 불출마, 귀한 결단⋯ 만남 논의 있을 것" 여지 남겨 극적 타결 가능성도

자유한국당 황교안(왼쪽) 대표와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연합뉴스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이 9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향해 신설 합당 추진을 공식 요구하면서 반문 보수 통합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통합에 긍정적 신호라는 해석이 나오지만 일부에서는 거꾸로 현재 황 대표와 통합 협상이 난관에 부딪혔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유 위원장은 지난 6일 황 대표와 당대당 신설 합당을 위한 담판 회동을 제안했다. 그러나 황 대표가 적극적 반응을 보이지 않자 자신의 총선 불출마까지 내걸고 담판을 거듭 촉구하고 나온 것이란 얘기다.

황 대표는 총선까지 남은 일정 등 여러 여건상 통합 신당은 유 위원장이 요구하는 당대당 통합 방식보다 박형준 전 의원이 이끌고 있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와 통추위가 구성한 통합신당준비위에서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황 대표는 이날 유 위원장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자유우파 대통합을 위한 귀한 결단"이라며 "(유 위원장과 만남에 대해)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해 두 사람의 막판 담판 가능성이 살아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르면 9일 저녁 성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새보수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유 위원장이 지난 6일 황 대표에게 만남을 제안했지만 황 대표한테서 '지금은 만날 때가 아니다'라는 취지의 답이 왔다"며 "유 위원장과 황 대표는 아직 만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새보수당의 입장은) 양당 통합은 신설 합당이 아니면 안 된다"며 "황 대표도 유 위원장의 보수재건 3원칙(탄핵의 강 건너자, 개혁보수하자, 새집을 짓자)을 수용한다고 국민 앞에 약속하지 않았나"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신설 합당에 대해선 우리(새보수당의 다른 의원들도)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유 위원장이 기자회견까지 열어 공개적으로 불출마 의사를 밝히며 황 대표에게 '신설 합당' 추진을 요구한 것은 황 대표에게 최종 결단을 요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황·유 두 사람은 지난달 설 직전부터 당대당 통합을 위한 별도의 비공개 협상을 시작해 메신저를 통해 의견 조율을 해왔다. 그러나 신설 합당의 주체가 누가 되느냐를 두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당과 새보수당 바깥에는 중도·보수 통합을 내건 '박형준 통추위'가 구성돼 있다. 통추위는 통합신당준비위도 발족했다. 여기에는 한국당과 새보수당 인사는 물론 이언주 의원의 미래를향한전진4.0, 장기표씨가 이끄는 국민소리당, 김영환·문병호 등 옛 국민의당 출신 인사들로 구성된 국민미래포럼, 범보수 시민사회단체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유 위원장은 통추위와 통추위가 구성한 통합신당준비위와는 별개로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주체가 돼 당대당 협상을 통해 신설 합당을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새보수당 관계자는 "탄핵의 강을 건너는 신설 합당을 담보하기 위해 두 당이 주체가 돼 통합 협상을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반면 한국당 안에서는 "새보수당뿐 아니라 여러 중도·보수 세력을 규합하기 위한 통추위가 가동되고 있는데 왜 새보수당과 별도 통합 협상에 매달려야 하느냐"는 반론이 만만치 않게 제기돼왔다. 황 대표도 처음에는 유 위원장과 별도 협상에 응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비공개 협상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통추위를 통한 통합 추진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는 말이 나온다. 이처럼 황 대표와 유 위원장이 통합 방식을 놓고 의견이 맞서면서 두 사람의 담판 회동도 성사되지 않자 유 위원장이 다시 한번 공개 기자회견을 통해 담판을 촉구하고 나온 것이란 얘기다.

황 대표가 당장 유 위원장의 신설 합당 요구에 화답하고 나올지는 지켜봐야한다.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는 자신도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하며 보수 통합과 문재인 정권 심판을 위한 진정성을 보인 만큼 유 위원장 측도 더 이상 당대당 통합이란 형식을 고수할 게 아니라 대승적으로 통합에 임해주길 바라는 것 같다"고 했다. 그렇다고 새보수당 의원들이 한국당과의 당대당 통합 협상을 접고 통추위 논의에 당 차원에서 공식 합류하자는 데 뜻을 모을지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 새보수당 관계자는 "일부 의원들은 통합 대의를 위해 통추위에 참여하자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유 위원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다시 한번 당대당 신설 합당을 요구한 마당에 새보수당 차원에서 통추위에 합류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새보수당 유의동 책임대표는 이날 국회의원-원외위원장 긴급 모임 후 기자들과 만나 "(신설합당 등에 대해) 바로 공동대표단이 모여서 의견을 모으려고 한다"며 "많은 고민이 있으나, 최대한 빨리 입장을 정리해보겠다"고 했다. 유 위원장도 이날 공동대표단과 원외위원장들에게 '한국당으로부터 3원칙을 확실히 받아내라'는 취지의 당부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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