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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미 해군이 운용중인 EA-18G 그라울러(Growler) 2대를 다른 항공기에서 원격으로 조종하는 실험에 성공하면서 그라울러 성능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일 보잉에 따르면 미 해군은 지난해 말 미국 메릴랜드주의 패턱센트강 해군항공기지에서 EA-18G 그라울러 2대를 다른 항공기에서 조종해 21가지 훈련 임무를 완수했다. 그라울러 2대의 안전을 위해 백업 조종사가 탑승했지만, 조종은 인근에 있던 별도 항공기에서 원격으로 이뤄졌다.
미 해군이 그라울러의 원격조종 방식을 추진하는 것은 전시에 가장 먼저 적진에 들어가기 때문에 전투기조종사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그라울러는 F/A-18F 슈퍼호넷을 바탕으로 한 2인승 전자전 공격기로 지난 1998년 장거리 전자전 EF-111 레이븐의 후속기다. 마하 1.8의 속도로 전투행동반경이 722㎞인 그라울러는 AN/ALQ-99F 재밍 포드, AN/APG-79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 AIM-120 암람 공대공 미사일, AGM-88 대(對)레이더 미사일 등을 장착해 다양한 적의 레이더를 교란하거나 파괴할 수 있다. 음속의 1.8배 속력으로 비행하며 전투행동반경은 1095㎞에 이른다.
현존하는 세계 최강 수준의 전자전기
미해군 적진 가장 먼저 투입
전투기조종사 생명 지키기 위한 무인조종 실험
일본도 그라울러 도입 서둘러
현존하는 전자전기로는 세계 최강 수준으로 손꼽히는 그라울러는 2006년 8월에 초도 비행에 성공했고 지금까지 160대 이상 생산됐다. 미 해군은 F-35C를 도입하면서도 F/A-18E 슈퍼 호넷과 그라울러 전자전기를 구매했다. F-35가 문제가 생길 경우 이를 대체할 백업 시스템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다. 호주도 미해군과 비슷한 전력을 구사하고 있다. 미국은 유일하게 호주에 F-35와 함께 그라울러를 수출한 바 있다.
그라울러는 실전 경험도 풍부하다. 2009년 말부터 전력화되어 2011년 3월 리비아 공습작전인 오디세이 새벽 작전에도 참가했다. 2017년에는 역대 최대 규모의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훈련에도 참가했다.
우리 공군도 차세대전투기(FX) 3차사업을 진행하면서 보잉의 'F-15SE 사일런트 이글'(Silent Eagle)을 검토했고 전자전에 대비한 미 해군의 EF-18(그라울러)의 수출승인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FX 3차사업예산을 절감한다면 12대의 그라울러를 도입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군 안팎에서는 나돌았다.
미국 태평양함대는 2016년 6월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 두 척의 항공모함을 동원해 무력시위에 돌입한 것과 때를 같이해 4대의 전자전 공격기를 필리핀에 배치하기도 했다. 당시 미군 기관지 성조지에 따르면 남중국해를 담당하는 태평양함대 산하 7함대는 필리핀 클라크 공군기지에 E/A-18G 그라울러 전자전 공격기 4대와 120명의 지원병력으로 구성된 파견대(제138 원정 전술항공 전자전 대대)를 잠정 배치됐다.
일본도 그라울러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그라울러 도입을 이미 2019~2023년 중기방위력정비계획에 포함시켰다. 현재 일본은 전파정보를 수집하는 측정기와 훈련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공격기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일본의 전자전용 공격기 도입은 중국이 전자전 등을 담당하는 전략지원본부를 신설하고 전자공격기 배치에 힘을 쏟는 데 따른 대응 측면도 있다. 전수방위(專守防衛ㆍ공격을 받을 경우에만 방위력 행사가 가능)를 채택하고 있는 일본 정부는 적기지 공격은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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