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장자연 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조선일보 기자 조 모(51) 씨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사진은 지난 2009년 3월10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진행된 고 장 씨의 발인식 모습. /더팩트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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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오 진술 혼재돼 추행자로 단언 어렵다"
[더팩트ㅣ송주원 기자] 고 장자연 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1심에서 무죄로 풀려난 전 조선일보 기자 조 모(51) 씨가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이관용 부장판사)는 7일 오후 2시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조 씨에 대한 2심 선고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2009년 3월 최초 수사 당시에는 피고인이 피해자인 망자를 추행한 부분보다 망자와 관련된 성 상납, 술자리 강요가 주된 수사 흐름이었다"며 "목격자 윤지오 씨는 망자와 약 40회 술자리에 참석하는데, 보통 술자리 참석자들이 명백하게 직업과 나이를 얘기한 것 같지는 않다. 또 윤 씨의 경우 본인이 직접 추행을 당한 피해자도 아니고, 범행 직후 수사가 이뤄진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윤 씨가 (사건 발생) 한참 뒤 조사를 받으며 추행 행위 자체에 대해 기억하고 진술할 때 명쾌하게 진술하기 어려운 상태였던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윤 씨가 2009년 수사에서 1~4회 진술 과정에서 말이 바뀐 걸 보면 행위자를 적합하게 특정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 즉 윤 씨가 거짓을 얘기하려 한 건 아닌데 강제추행 행위를 적합하게 특정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어 그의 진술을 의심없이 완전히 믿기 어렵다"고 봤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수사 당시 참석하지 않은 이를 참석했다고 하거나, 피고인이 참석자들과 의사교류를 하며 수사에 대응하려 했던 부분을 비춰보면 피고인의 말 역시 신빙하기 어렵다고 할 수도 있다"며 "그렇더라도 피고인을 이 사건의 추행자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윤 씨의 진술이 혼재된 부분을 감안하면 과연 그 날 생일파티에 추행 자체가 있었는지 의심스러운 부분도 있다"고 했다.
짙은 남색 정장 차림으로 법정에 출석한 조 씨는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는 재판부의 주문을 들은 뒤 긴장이 풀린 듯 입을 앙 다물었다. 이후 빠른 걸음으로 법정을 빠져나갔다.
조 씨는 지난 2008년 8월5일 장 씨의 소속사 대표 생일파티에 참석해 장 씨에게 부적절한 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조 씨는 2009년 3월 장 씨가 세상을 떠난 뒤 경찰 조사를 받고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지만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검찰 과거사위원회 권고에 따라 재수사가 이뤄져 약 10년이 지난 2018년 6월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1심은 당시 현장에서 조 씨의 범행을 목격한 유일한 증인 윤지오(33) 씨 진술을 신빙할 수 없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윤 씨가 2009년 수사 당시 가해자를 바꿔서 지목하는 등 진술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다.
검찰 항소로 조 씨는 항소심 재판 절차를 밟아 왔다. 검찰은 지난달 15일 결심 공판에서 "1심 재판부는 신빙성 있는 윤 씨의 진술을 배척했다"며 "1심 판결을 파기하고 1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1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조 씨 측 변호인은 "윤 씨의 진술을 조사 때마다 많이 달라져 말을 만들어 진술한다고 봐야 한다. 말도 안되는 진술로 피고인이 인생에서 큰 피해를 보지 않도록 살펴달라"고 주장했다.
조 씨 역시 최후진술에서 "무엇을 걸고라도 강제추행을 절대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말씀드린다. 정말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ilrao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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