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고향 출마 중진들 겨냥 "내가 먼저 죽어야 우리가 산다"

7일 4월 총선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표정은 굳어있었다. 그의 참모들 사이에서는 종로 출마를 둘러싼 결단이 늦어지면서 당내 일각에서 "차라리 총선에 불출마하라"는 요구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고민이 컸던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영등포 한국당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15 총선에서 '대한민국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연합뉴스

황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종로 출마 결단이 늦어진 이유를 묻는 기자들에게 "(출마지 결정에서) 제 목표는 어떤 지역 선거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이기는 것이었다"며 "과반수 이상 승리해서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나라를 바꾸는 국회 정당을 만드는 것이 저의 생각"이라고 했다. 이어 "모든 것을 모아서 승리하는 것이 시대정신이라는 관점에서 이해해 달라"고 했다.

황 대표는 이어 "내가 먼저 죽어야 우리가 살 수 있다"며 "나라가 어렵고 당이 어려울 때일수록 대표급과 지도자급이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당의 여러 중진 의원들이 저와 생각이 같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는 올해 총선에서 고향 출마 방침을 고수하고 있는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 등 당내 중진들에게 혐지 출마를 거듭 요구한 것으로 해석됐다.

황 대표는 현재 새로운보수당과 협상 중인 통합 문제도 종로 출마 결단의 이유로 꼽았다. 그는 "자유 우파의 대통합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저의 어떤 행보가 통합에 도움이 될 수 있겠나 고려했고, 제가 이제 나서야 할 때라고 판단해서 종로 출마를 보고드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의 혁신과 통합은 지금 진행 중"며 "새보수당에 여러 의견들이 있을 수 있겠지만 뜻은 같으리라 생각하고 함께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문재인 정권 심판을 내걸고 이낙연 전 총리와 접전이 예상되는 종로 선거구에 몸을 던짐으로써 새보수당의 통합 결단을 촉구하려는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황 대표는 경쟁자인 이 전 총리에 대해 "종로 선거의 상대방은 일대일 경쟁이 아니라 문재인 정권"이라며 "이제 막 출발한 입장에서, 지역구 승패가 어떻다 하는 것은 합당치 않다"고 했다.

[김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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