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선거연대 고집할 경우 새보수당 일부 의원 선도 탈당 가능성
"劉도 결국 통합 대의에 따를 것" 관측도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이 이번주 초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에게 당대당 통합 대신 선거연대를 제안한 것으로 6일 알려졌다. 황 대표는 이 제안을 거부했다고 한다. 새보수당 의원 다수도 선거연대는 총선까지 남은 시간이나 여러 여건상 어렵다고 보고 유 위원장에게 오는 8일까지 통합에 대한 결단을 내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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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보수당 핵심관계자에 따르면 유 위원장은 이번주 초 황 대표에게 새보수당과 한국당이 추진하는 당대당 통합 대신 각 당이 각자 후보를 낸 뒤 일부 지역 단위에서 후보단일화를 하는 방식의 선거연대를 제안했다. 당세(黨勢)로 볼 때 새보수당이 전국 모든 선거구에 후보자를 내기는 어려운 만큼 일부 지역에서 선거연대를 하자는 제안으로 보인다. 하지만 황 대표는 이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한국당 관계자는 "문재인 정권 심판을 위해 중도·우파 세력이 단일대오로 뭉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황 대표로서는 선거연대 제안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유 위원장도 새보수당과 한국당이 이번 총선에서 현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새보수당 관계자는 "다만 유 위원장은 새보수당의 주력 지지층인 수도권과 30·40대 중도층이 한국당과 통합할 경우 일부 이탈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 같다"고 했다. 반대로 한국당 지지층 내의 일부 '반(反)유승민' 정서를 감안할 때 자신이 통합 조건으로 요구해온 '탄핵의 강을 건너 새집을 짓는' 통합이 매끄럽게 성사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 위원장은 지난 5일 저녁 새보수당 소속 의원들과 비공개 회동을 갖고 황 대표 측과의 협상 내용을 일부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상당수 의원들이 "이제 와 통합 추진을 중단하고 선거연대를 모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의원은 황 대표와 협상 전권을 행사해온 유 위원장이 그동안 협상 내용을 의원들에게 공유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하며 이번 주말까지 통합 논의를 마무리 지을 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새보수당의 한 의원은 "상당수 의원들은 유 위원장의 고민을 이해하면서도 대의(大義)를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유 위원장이 어떤 결단을 하느냐에 따라 양당 통합 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이번 주말까지 유 위원장이 통합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정병국·정운천 의원이 먼저 탈당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보수당의 한 관계자는 "두 정 의원이 유 위원장의 결단을 압박하기 위해 선도(先導) 탈당하는 문제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하지만 이럴 경우 양당이 신당에서 뭉치는 '중(中)통합'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새보수당 의원들이 유 위원장에게 며칠 더 고민할 시간을 줄 가능성도 거론된다. 새보수당 관계자는 "한국당이 유 위원장이 요구해온 통합 3대 조건을 수용하기로 한 상황에서 통합을 거부하는 것은 명분이 약하다"며 "유 위원장도 결국 통합의 대의에 따를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한국당 관계자도 "갈라졌던 두 당이 새로 합치는 데 진통이 없겠느냐"며 "통합 신당을 만들어내기 위한 산통(産痛)으로 본다"고 했다.
새보수당 하태경 전 책임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황 대표와 유 위원장이 곧 만날 예정이냐'는 물음에 "양당 협의체가 협의에 들어간 것이 지난달 20일이다. 두 분께서 분발해야 한다고 생각하실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두 분을 믿지만 시간이 많이 지났고, 우리도 그렇지만 한국당의 상황도 썩 좋은 편은 아니다"고 했다.
[김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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