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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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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때문에 추락한 한국 도자기…전문성·신뢰 갖춘 우리가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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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자문화원 및 감정평가위원회 출범

뉴스1

최건 한국도자문화원장.© 뉴스1 이기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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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한국도자기'는 고려, 조선 아니 그 이전 조상들부터 지적인 미의식과 기술력, 혼을 담아 만들어낸 문화유산이자 미술품이다. 한때는 '도자기의 나라'라고 불리기도 했던 한국이지만, 지금은 도자기에 대한 가치가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불과 30년 전만 해도 크리스티, 소더비 등 세계 최상급 옥션에서 중국도자기 가치는 한국도자기보다 낮았지만, 현재는 정반대인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도자기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그 가치가 낮아졌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경기도자박물관장 및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을 역임한 최건 한국도자문화원장 겸 문화원 산하 감정평가위원회 위원장은 그리보지 않았다.

6일 서울 종로구 경운동 한국도자문화원에서 만난 최건 원장은 "한국에서 도자기 위상이 추락한 것은 가짜(위작)가 넘쳐난 탓"이라며 "불신의 늪에 빠지면서 도자기 위상은 물론 유통시장에서도 침체의 늪에 빠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최근 20년 사이 사립, 공립은 물론이고 국립박물관에서까지 가짜 도자기들이 계속해서 전시돼왔다. 국내 경매에서도, 소더비, 크리스티 같은 해외 경매에서도 위작이 출품되고 낙찰로 이어지는 사례가 발생했다.

결국 최건 원장은 30년 가까이 도자기를 공부하고 다뤄온 정용호 기린갤러리 대표와 함께 한국도자문화원을 지난해 11월 출범시켰다. 또한 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을 역임한 김영원, 국립진주박물관장과 문화재위원을 역임한 진화수 전문가를 감정평가 상임위원으로 감정평가위원회도 운영하게 됐다.

최건 원장은 "전국에 고미술 감정평가 기관이 16곳 정도 있는데, 우리가 그들과 다른 점은 감정소견서에 우리의 이름을 밝혀 적는다는 점"이라며 "30년 내외 기간 동안 도자기를 전문적으로 공부해온 우리가 그만큼 정직하게 신뢰를 지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 원장이 공개한 소견서에 따르면 감정평가에 나선 위원회 위원들의 이름과 사인, 도장, 한국도자문화원장의 직인이 찍혀있다. 진품과 위작에 대한 평가를 한 뒤 그렇게 판단한 이유도 상세히 적혀있다.

한국도자문화원은 거창한 출범식을 갖지 않고 조용히 감정업무를 시작했지만, 전문성과 정직성에 대한 믿음 덕분인지 설립 이후 벌써 30여점의 도자기를 감정했다. 현재는 진위여부에 대한 감정만 진행하고 가격감정은 하지 않는데, 이 또한 일부 담보 대출 등 금융사기 우려가 있어 조심하고 있다고. 추후 방안을 마련해 운영할 방침이다.

또한 한국도자문화원은 감정업무 이외에도 도자기에 대한 전문지식을 쉽게 풀어 쓴 전문 계간지 발간(무료배포), 도자문화재 등 조사연구 성과 정보 제공, 문화재 및 미술품으로의 가치와 평가에 관한 보고서 작성, 손상 유물 수리 및 복원 자문 등 업무를 진행해나갈 계획이다.

정용호 대표는 "가짜 도자기가 유통되면서 많은 사회적 문제가 생겼고, 결국 전문가와 시장 자체의 대가 끊기는 상황에 이를 것"이라며 "더욱 투명하고 밝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lg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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