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 |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사인 훔치기' 추문으로 미국프로야구(MLB) 공공의 적이 된 휴스턴 애스트로스 선수들에게 집단 야유를 퍼붓고자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뉴욕 양키스 팬들이 뭉쳤다.
6일(한국시간) 지역 신문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4월 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휴스턴과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의 경기를 단체로 찾겠다고 밝힌 다저스 팬들의 규모가 지난달 800명에서 3배 이상 급증했다.
단체 관전을 주도하는 다저스 팬클럽인 '팬톤 294'는 6일 현재 2천727장의 표를 확보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전했다.
애너하임과 가까운 로스앤젤레스를 연고로 하는 다저스 팬이 많지만,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며 다저스 팬을 친구로 둔 양키스 팬도 단체 관람에 가세했다고 한다.
이들이 힘을 합친 건 오로지 한 가지 이유에서다. 휴스턴 선수들에게 무서운 팬심(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휴스턴은 2017년 전자 장비로 상대 팀 사인을 훔친 뒤 더그아웃에 있는 쓰레기통을 두들기는 방식으로 선수들에게 이를 알려준 것이 들통나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중징계를 받았다.
감독, 단장을 모두 새 얼굴로 교체하는 등 휴스턴 구단은 수습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휴스턴-에인절스전 관전 팬 모으는 다저스 팬 그룹 '팬톤 294' |
그러나 휴스턴의 '속임수'에 상처를 받은 다저스와 양키스 팬들은 순순히 물러나지 않을 태세다.
양키스는 2017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7차전 혈투 끝에 휴스턴에 패해 월드시리즈 출전권을 빼앗겼다.
다저스도 그해 월드시리즈에서 7차전에서 휴스턴에 무릎을 꿇었다.
동병상련 처지인 다저스와 양키스 팬들은 올 시즌 시작과 함께 휴스턴의 배신행위를 응징하고자 애너하임으로 몰려가기로 작정했다.
휴스턴은 에인절스를 상대로 3월 27∼30일 홈 개막전을 치른 뒤 서부로 원정을 떠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에인절스와 차례로 대결한다.
오클랜드와의 시즌 첫 방문 경기도 편치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2017년 휴스턴 소속으로 사인 절도 스캔들을 언론에 폭로한 마이크 파이어스가 현재 오클랜드 소속이기 때문이다.
휴스턴 선수들과 일부 은퇴 선수들이 '내부 고발자'인 파이어스를 밀고자로 폄훼하는 데 반해 보브 멜빈 오클랜드 감독과 오클랜드 팬들은 용기를 낸 파이어스를 영웅으로 추앙하고 있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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