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장충 최원영 기자] 세터의 역량에서 승패가 갈렸다. 노재욱은 웃었고, 황동일과 이승원은 울었다.
배구는 세터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좋은 공격수들이 많아도 그들에게 공을 올리는 세터가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듯 배구에서도 세터가 잘해야 공격수가 날아다닐 수 있다.
여기, 이 말이 고스란히 드러난 경기가 있다.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5라운드 우리카드와 현대캐피탈전이다. 남자부 선두 우리카드는 이날 세트스코어 3-0(28-26 25-23 30-28)으로 완승을 거두며 10연승을 내달렸다. 가장 먼저 20승(6패·승점56점) 고지를 밟았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2연패에 빠져 3위(15승11패·승점46점)에 그대로 머물렀다.
삼각편대는 양 팀 모두 쟁쟁했다. 우리카드는 외인 펠리페와 나경복, 황경민을 내세웠고 현대캐피탈은 외인 다우디와 문성민, 전광인을 선발로 기용했다. 중앙은 현대캐피탈이 한 수 위였다. 국가대표 센터 신영석과 최민호가 출격했다. 우리카드는 이수황, 최석기, 하현용을 번갈아 내보냈다.
결정적인 차이는 세터였다. 우리카드 주전 세터 노재욱은 선수단을 차분히 이끌었다. 특히 2세트에 6점 차로 끌려갔음에도 침착하게 공격수들에게 볼을 배분했다. 3세트 초반에는 상대가 리시브한 뒤 길게 넘어온 공을 직접 처리해 다이렉트 득점을 만들었고, 패스페인팅으로 흐름을 빼앗았다.
현대캐피탈은 최근 줄곧 주전으로 뛰었던 황동일이 선발 출전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동일이가 한 라운드 동안 흐름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카드를 또 만났는데 헤쳐 나가는 모습이 보고 싶다”고 밝혔다(4라운드 1-3 패). 그러나 황동일은 센터진과의 호흡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냈다. 최민호, 신영석에게 공을 연결했지만 번번이 범실로 이어졌다. 문성민의 공격도 블로킹 벽에 가로막혔다. 결국 2세트 중반 교체돼 웜업존으로 향했다.
구원투수로 나선 이승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우디 등 공격수들과 손발이 맞지 않았다. 공격수들은 어느 타이밍에 맞춰 들어가야 할지 몰라 헤맸다. 다시 황동일이 등장했다. 3세트 후반이 돼서야 시원한 속공을 선보였다. 하지만 때는 너무 늦었다.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장충 김용학 기자, KOVO(위부터 노재욱, 황동일, 이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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