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헬로비전, 월 3만9600원짜리 출시
음성·문자 무제한·데이터 9GB 기본 제공
KT엠모바일 등 경쟁 사업자들도 내놔
“통신비 부담 적게 5G 입문”…이용자 “글쎄”
요금 싸고 조건 더 좋은 LTE 알뜰 요금제 즐비
100만원 웃도는 스마트폰 교체비도 변수
“알뜰폰 가입자 눈높이에선 아직은 L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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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지(LG)헬로비전이 5일 중·저가 5세대(5G) 이동통신 요금제 ‘5세대(G) 라이트 유심 9GB’를 내놨다. 월 3만9600원에 음성통화·문자메시지 무제한과 데이터 9GB가 기본 제공된다. 데이터 소진 뒤에는 속도가 1Mbps로 제한된다. 이 업체는 “통신비 부담 없이 5G에 입문하고 싶은 고객들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월 3~4만 원대 중·저가 5G 요금제는 케이티(KT)의 알뜰폰 자회사 케이티엠모바일도 내놨다. 월 4만5100원에 음성통화·문자메시지 무제한과 데이터 8GB를 기본 제공한다. 데이터 소진 뒤에는 데이터 송수신 속도가 1Mbps로 제한된다. 이런 요금제는 엘지유플러스(LGU+) 자회사 미디어로그 등도 내놨거나 출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앞서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월 3~4만 원대 중·저가 5G 요금제 출시 일정과 관련해 “알뜰폰 사업자가 먼저 내놓고, 이동통신사들은 청소년·어르신 대상으로 우선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들의 일반 이용자 대상 중·저가 요금제 출시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이통사들이 공개적으로 중·저가 5G 요금제 출시에 난색을 보이자, 대상을 알뜰폰 이용자와 청소년·어르신으로 좁혔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관심은 이런 요금제가 알뜰폰 이용자 눈에 찰 것이냐다. 알뜰폰은 기존 이동통신 서비스를 도매가격으로 가져다 제공하는 서비스이다. 요금이 30% 정도 싼 이유다. 알뜰폰 가입자 중에는 가격 대비 효용을 중시하며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알뜰 소비자’가 많다. 대부분 기존 이동통신을 이용하다가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노려 옮겼다.
5G는 아직 ‘불완전’ 상태의 서비스다. 아직은 안 터지는 곳이 더 많을 정도로 서비스 반경이 좁다. 5G에 가입해도 대부분 지역에서 엘티이(LTE·롱 텀 에볼루션)로 연결돼 이용자 불만이 크다. 5G 서비스를 이용해야만 하는 애플리케이션도 없다.
무엇보다 5G 요금제를 이용하려면 스마트폰 교체로 100만원 이상을 들여야 한다. 중·저가 단말기가 없다는 얘기다. 게다가 더 좋은 조건의 엘티이 알뜰 요금제가 널려 있다. 엘지헬로비전의 월 3만3천 원짜리 엘티이 알뜰 요금제는 음성통화·문자메시지 무제한과 데이터 11GB를 기본 제공한다. 월 3만9600원짜리 5G 알뜰 요금제에 견줘, 월 요금은 6600원 싸면서 기본 제공 데이터는 2GB 많다. 케이티엠모바일의 월 3만9700원짜리 엘티이 알뜰 요금제는 데이터 100GB를 기본 제공한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5G 서비스의 효용성으로 “고화질 영상 등 대용량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빠르게 주고받을 때 유리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기기 교체비가 100만원을 넘는 데다 ‘엘티이+와이파이’란 알뜰 대체품이 있다는 점과 알뜰폰 이용자들의 특성을 염두에 두면 경쟁력 있는 요금제인지 의문이 든다. 무리한 5G 통신 확산을 밀어붙이면서 모양새만 내기 위해 소구력 없는 알뜰폰 5G 요금제를 낸 건 아닐까.
김재섭 선임기자 j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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