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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영국 정부, 공무원에 "'브렉시트'·'노 딜' 용어 쓰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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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영국 총리, 브렉시트 후 무역협정 계획 소개
(런던 AP=연합뉴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3일(현지시간) 런던 그리니치에서 각국 대사 및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브렉시트(Brexit) 이후 영국의 무역협정 협상 계획을 소개하고 있다. leekm@yna.co.kr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지난달 31일을 기해 유럽연합(EU) 탈퇴, 이른바 브렉시트(Brexit)에 성공한 영국 정부가 관료들에게 '브렉시트', '노 딜'(no deal) 등의 용어를 자제하라고 지시했다.

5일(현지시간)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외무부는 직원들에게 브렉시트와 관련해 특정 용어나 구절의 사용을 금지하는 지시를 내렸다.

직원들에게 공유된 지침의 첫 문장은 "브렉시트는 마무리됐다. 그러니 2020년 1월 31일 일어난 역사적인 이벤트에 '브렉시트' 용어를 쓰지 마라"는 내용이다.

지침은 이어 "'이행기간'(implementation period)을 쓰지 말고 '전환기간'(transition period)을 써 달라"고 밝혔다.

지침은 "2020년 12월 31일 우리는 캐나다 모델 무역협정을 가지고 전환기간을 끝내거나, 호주 모델과 같은 무역 관계를 가져오는 '2019년 합의'를 따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침은 또 "'딜'이나 '노 딜'과 같은 용어를 쓰지 마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영국의 협상 우선사항은 2021년 1월 1일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독립성을 회복하는 데 있다. 이것이 정부의 주요 목표다"라면서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면 우리는 스스로 규제권을 가질 것이며, EU 법이나 사법관할권을 강요받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야심 찬'(ambitious), '독특한'(unique), '깊은'(deep), '맞춘'(bespoke), '캐나다 모델과 같은 전형적인 자유무역협정이 아닌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는 모든 것'도 피해야 할 단어나 표현으로 지적됐다.

지침은 "만약 과장법이 필요하다면, 적어도 (캐나마 모델만큼) 좋은 거래만을 언급하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파트너십'(partnership)을 사용하는 대신에 "'동등한 주권국 간에 우호적인 협력'(friendly cooperation between sovereign equals)이라는 표현을 고수하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브렉시트가 실현됐다!' 환호하는 영국인들
(런던 AP=연합뉴스) 영국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오후 11시(그리니치표준시·GMT)를 기해 유럽연합(EU)을 공식 탈퇴하자 런던 의사당 인근 의회광장에 모인 브렉시트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leekm@yna.co.kr



EU에서 쓰는 용어도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침은 "'보조금'(subsidies)이지 '국고보조금'(state aid)이 아니다"라면서 '공정경쟁환경'(level playing field) 용어도 피할 것을 당부했다.

지침은 "이동(migration)이라는 단어를 쓸 때도 의미를 구체화해야 한다"면서, 그것이 관광을 의미하는지, 거주 및 노동을 위한 이주를 의미하는지를 구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독특하거나 신기한 협정을 추구한다는 인상을 줘서는 안 된다. 우리는 EU(가 이미 체결한) 전례에 바탕을 둔 합의를 찾고 있다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보리스 존슨 총리는 지난 3일 한 연설에서 향후 영국의 무역협정 체결 계획에 대해 설명하면서 '브렉시트' 용어를 쓰지 않았다.

이에 대해 존슨 총리는 "금지된 용어는 아니지만 이미 끝났다. (브렉시트는) 벌어졌다"면서 "역사상 이미 우리 뒤로 멀어지고 있으며, 그것이 우리가 취해야 할 접근법"이라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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