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 비서실장·사무총장 해임하자 당내 "토담집으로 돌아가라" 반발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의 최측근인 이찬열 의원(경기 수원갑·사진)이 4일 탈당 선언을 하면서 당이 원내 교섭단체 지위(현역 의원 20명)를 상실하게 됐다. 이 의원은 "바른미래당을 떠나 동토의 광야로 떠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피도 눈물도 없고,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비정한 정치판이지만 의리와 낭만이 있는 정치를 하고자 했다"며 "하지만, 이제 한계인 것 같다"고 했다.
이 의원은 2009년 재·보궐선거에서 손 대표의 지지에 힘입어 국회에 입성했다. 손 대표가 2016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할 때 함께 당적을 옮겼다. 그는 "손 대표님과의 의리를 제 삶의 도리라 여기는 마음만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당분간 무소속으로 활동하다 자유한국당 또는 중도·보수 통합신당으로 당적을 옮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의 탈당 소식을 들은 손 대표는 "지난주 이 의원이 탈당해 한국당으로 가겠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했다. 야권 통합을 추진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측은 "이 의원에게 합류 제의를 했고,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한편 손 대표는 이날 자신의 대표직 사퇴를 요구하며 당무(黨務)를 거부한 김관영·주승용 최고위원, 장진영 비서실장, 임재훈 사무총장, 이행자 사무부총장을 해임했다. 이들은 손 대표가 비대위 체제 전환 요구를 거부하자 최고위에 불참하며 당무를 거부해왔다. 손 대표는 이 자리에 당 원외위원장 등 자신의 측근들을 앉혔다. 이날 해임된 임 총장은 "손 대표가 당 재건을 위해 혼신을 다해온 중진들을 내쳤다"며 "손 대표가 이제라도 살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 길은 다시 토담집으로 가는 것밖에 없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손 대표가 당에 혼자 남아서라도 '의전(儀典) 정치'를 하려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 의원의 탈당으로 바른미래당은 원내 교섭단체 지위를 잃으면서 정당보조금도 크게 줄어들게 됐다. 교섭단체를 유지할 경우 4월 총선까지 90억원대의 보조금을 추가로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교섭단체가 깨지며 많게는 27여억원, 적게는 11억원 수준까지 보조금이 줄어든다. 최대 80억원의 보조금이 총선을 앞두고 사라지는 셈이다. 이 차액은 한국당과 민주당이 나눠 가지게 된다. 김관영 의원도 이르면 6일 탈당한다.
[주희연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