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검·경 수사권 조정안 강행 처리에 "거대한 사기극" 비판하며 지난달 사직
김웅(가운데) 전 부장검사가 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보수당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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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범여 군소야당들이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일방 처리한 것을 "거대한 사기극"이라고 비판하며 사직한 김웅(50) 전 부장검사가 4일 "사기 공화국의 최정점에 있는 사기 카르텔을 때려잡고 싶다"며 새로운보수당에 입당했다. 사실상 새보수당 1호 영입 인사다.
김 전 부장검사는 2018년 대검찰청 미래기획·형사정책단장을 맡아 수사권 조정 대응 업무를 했다. 그러다 법안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간 뒤인 지난해 7월 법무연수원 교수로 좌천됐다. 이후 민주당과 범여 군소야당들이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일방 처리하자 지난달 14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저는 이 거대한 사기극에 항의하기 위해 사직한다"며 검사직을 내려놓았다. 그는 형사부 검사 시절 다룬 사건 이야기를 엮은 '검사내전' 저자다.
검사 시절 형사부에서 사기사건을 많이 다뤘다는 김 전 부장검사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보수당 입당식에서 "제가 가장 잘하는 일은 사기꾼을 때려잡는 일"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김 전 부장검사는 "국민에게 불리하고 불편부당한 법이 왜 개혁으로 둔갑됐는지 납득할 수 없었다"며 "반칙과 특권이 감성팔이와 선동을 만나면 왜 개혁이 돼버리고, 구미호처럼 공정과 정의로 둔갑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또 "살아있는 권력의 비리를 수사하면 그것이 항명이 되고 탄압받는 세상이다. 피고인이 검찰청장을 공수처로 처벌하겠다고 위협한다. 서민들이 못살겠다고 아우성치면 '동네물이 나빠졌다'고 조롱받는 세상"이라며 "이런 중요한 시기에 전쟁터에서 빠져나와있는 것 같아 폭풍속으로 뛰어들어보자고 생각했다"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아들의 허위 법무법인 인턴확인서를 발급한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공수처가 윤석열 검찰총장을 수사할 것이라 말하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역 행사에서 항의하는 시민단체들을 향해 "동네물이 나빠졌다"고 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김 전 부장검사는 새보수당이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선 "친문(親文) 패권주의와 싸워야하는 것은 중요한 시대적 과제"라며 "그런 부분에서 충분히 같이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제가 권력과 권세를 탐했다면 (한국당에 갔지) 새보수당에 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김 전 부장검사 영입은 새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이 직접 나서 성사시켰다고 한다. 유 위원장은 "김 전 부장검사와 어렵게 접촉했고, 어렵게 설득해 승낙을 받았다"며 "두 번 만나면서 책(검사내전)을 들고가 사인(서명)을 받았다"고 했다. 유 위원장은 이날 김 전 부장검사가 '미래를 향해 폭풍우처럼'이라고 써준 '검사내전' 책을 보여주기도 했다. 유 위원장은 "검사들이 이런 기개를 갖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 진정한 검찰 개혁"이라며 "이런 분들이 소신껏 정치할 수 있도록,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정치 선배인 제가 할 일"이라고 했다.
김 전 부장검사는 4·15 총선에 지역구 후보로 출마할 것인지, 비례대표로 출마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입당한지 며칠 안 됐기 때문에 정해진 것은 없다"며 "지금부터 이야기하겠다"고 했다. 전남 순천 출신인 김 전 부장검사는 인천지검, 서울중앙지검 검사와 광주지검 해남지청장 등을 지냈다.
[김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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