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시장이 살아날 조짐이다.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 공급과잉 등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킬 카드는 5세대(5G) 이동통신이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성장도 힘을 보탠다.
MLCC는 스마트폰, TV 등 각종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이다. 전기를 저장했다가 회로에 일정량의 전류가 흐르도록 제어해주는 '댐' 역할을 한다. 전류 조절은 물론 부품 간 전자파 간섭현상도 막아준다.
해당 분야는 일본 업체들이 강세다. 시장점유율 44%로 업계 1위인 무라타제작소(이하 무라타)를 비롯해 삼성전기(22%), 다이오유덴(13%), TDK(7%) 등이 있다. 삼성전기를 제외하면 모두 일본 기업이다.
업황 개선 신호는 주요 업체들의 실적발표에서 나타났다. 지난 3일 무라타는 2019년 9~12월 MLCC 관련 매출액이 1457억엔(약 1조6040억원)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기대비 5.8% 상승, 전년동기대비 7.9% 하락한 수준이다.
무라타는 '통신기지국용 중압 제품과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가 늘어 전기대비 성장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MLCC 수주액과 수주잔고액이 증가한 점도 반가운 요소다. 이는 수요가 회복된다는 의미다. 무라타는 스마트폰 하이엔드 라인업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기는 지난달 29일 MLCC가 포함된 컴포넌트솔루션 사업부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775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기대비 5%, 전년동기대비 12% 줄었다. 삼성전기는 '글로벌 고객사의 IT용 및 산업,전장용 MLCC 공급이 증가했다'면서도 '연말 재고조정 영향에 따른 전략 거래선 플래그십 제품 수요 감소로 매출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다만 2020년에는 스마트폰 제조사의 5G 제품 출시로 MLCC 수요 확대를 예상했다. 5G 스마트폰(1200개 이상)은 기존 스마트폰(800~1000개)보다 MLCC 개수가 30% 정도 늘어난다. 실제로 삼성전기는 플래그십 모델 대응으로 MLCC 출하량이 전기대비 한자릿수 중반대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가동률도 75%에서 80%로 개선됐다.
다이오유덴과 TDK도 긍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다이오유덴은 '통신 기기의 고기능,고성능화로 MLCC 수요가 증가했다'며 '이는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TDK는 'IT용 MLCC 수요가 견조세다. 회복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과 미국에 이은 중국, 일본 등의 5G 상용화 확산도 호재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상승세인 전장용 MLCC도 주목할 만하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전기차에는 1만3000여개 MLCC가 투입된다. 가격은 IT용 대비 3~10배 정도 비싸다. MLCC의 폭발적인 성장을 이끌 가능성이 높다.
1~2위인 무라타와 삼성전기는 전장용 준비에 한창이다. 무라타는 지난해 시마네현, 오카야마현 등에 생산 공장을 증설했다. 삼성전기는 부산에서 전장용 MLCC 생산라인을 가동 중이다. 중국 천진에도 5733억원을 들여 전장 전용 공장을 구축했다. 올해 상반기 가동 예정이다.
한편 지난달 12일(현지시각) 필리핀 수도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65킬로미터(km)가량 떨어진 탈 화산에서 폭발이 발생했다. 이곳은 무라타와 삼성전기의 MLCC 생산거점이다. 삼성전기는 필리핀공장에서 MLCC의 40%를 양산한다. 무라타 역시 지난 2018년 필리핀공장을 개조,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폭발 지점과 사업장의 직선거리는 무라타 20km, 삼성전기 25km 정도로 알려졌다. MLCC 공급 차질 우려가 나온 이유다. 당시 무라타는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한 뒤, 현재는 재가동 중이다. 삼성전기는 중단 없이 정상 운영되고 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화산폭발 위험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만큼 상황을 지속 모니터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 Copyright ⓒ 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