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조심 또 조심.’
2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인삼공사와 DB의 경기. 두 팀의 수장은 이날 승패와 관계없이 진한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경기 초반부터 예상치 못한 부상악재를 만난 까닭이다. 경기 시작 1분40여초 만에 브랜드 브라운(인삼공사)이 통증을 호소한 것이 신호탄이었다. 슈팅 동작에서 왼쪽 발목을 접질린 듯했다. 끝이 아니다. 1쿼터 막판, 이번에는 DB 허웅이 왼쪽 발목을 호소하며 벤치로 물러났다. 이날 경기가 끝날 때까지 두 선수는 코트 위로 돌아오지 못했다.
어느덧 후반기로 접어든 프로농구. 순위경쟁도 더욱 치열해졌다. 3일 현재 순위표 맨 윗자리는 인삼공사와 DB(이상 24승14패)가 양분하고 있고, SK(23승15패)가 그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나아가 6위 KT(18승20패)와 9위 LG(15승23패)의 격차 또한 3경기밖에 나지 않는다. 언제 어떻게 순위가 뒤바뀔지 모르는 상황. 남은 기간 전력을 다해야 하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다. 경기력만큼이나 부상관리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른 까닭이다. 곳곳에서 ‘적신호’가 감지된다.
공교롭게도 상위 세 팀 모두 부상악재에 울상이다. 인삼공사의 경우 이미 오세근, 변준형, 크리스 맥컬러 등 주요 멤버들이 전력에서 이탈해 있다. 새 외인 덴젤 보울스를 영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가운데, 브라운마저 자리를 비우면 한층 어려운 싸움을 할 수밖에 없다. DB 역시 부상병동이 따로 없다. ‘공수의 핵’ 윤호영을 비롯해 김태술, 김현호가 동반 결장 중이다. 허웅은 정밀검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SK 또한 안영준, 김선형에 이어 최준용도 2일 KCC전에서 유현준(KCC)과 충돌해 왼쪽 무릎을 다쳤다.
6강 경쟁 중인 팀들도 예외는 아니다. 플레이오프 마지막 티켓을 얻기 위해선 갈 길이 멀지만, 부상이란 덫에 걸린 팀들이 적지 않다. 현대모비스는 에메카 오카포의 부상 이탈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이종현이 복귀에 시동을 걸고 있는 상황이라 아쉬움은 더 크다. 삼성은 포워드 김준일의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오리온도 허일영과 최진수의 릴레이 부상으로 경기력 유지에 애를 먹은 바 있다. 휴식기 전까지 어떻게 해서든 최대한 버텨야 한다.
중요한 순간, 부상은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정규리그 막판에 시즌이 나오면 자칫 ‘시즌 아웃’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를 만회할 시간조차 부족하다. 전체적인 팀 분위기가 침체되는 것은 물론이다. 안정적인 전력으로 결승점을 향해 가느냐가 중요한 대목이 될 듯하다.
hjlee@sportsworldi.com
사진=KBL 제공/ 프로농구에 부상주의보가 내려졌다. 사진은 경기 도중 부상으로 물러나는 브랜드 브라운(위쪽), 최준용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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