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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홍장표 "자영업자, 文정부 아픈 손가락…그래도 소주성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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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부작용 인정

가계소득 증가율이 경제성장률 추월

내년 경기 확 풀리면 최저 임금 올릴 수 있을 것

아시아경제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이 21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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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아시아경제 강희종 경제부장, 정리=장세희 기자]"정부가 자영업자를 위한 대책을 많이 내놨지만 개선되지 않은 것이 가장 아픈 부분이다."


지난달 21일 서울 종로구 집무실에서 만난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홍장표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성과를 강조하면서도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한 부작용으로 중ㆍ소상인들과 자영업자들의 소득이 감소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홍 위원장은 "자영업자들이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말씀을 많이 듣는다"며 "소득주도성장의 목표는 자영업자를 비롯해 사회적 약자인 노인 등의 가계소득을 늘리자는 것인데, 이 부분이 상당히 아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에서 관계 부처와 정리해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는 올해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자영업자에 대한 구직촉진수당 지급을 확대하고 지역사랑상품권을 이용해 골목상권을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최저임금 추가 인상에 대해서는 최저임금위원회의 결정사항이라는 전제 하에 "내년에 경기가 확 풀리게 되면 최저임금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이라며 "노사 대립이 극한 상황으로 가는 것은 좋은 모습이 아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최저임금을 정하는 규칙(룰)이 필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홍 위원장의 언급은 경제 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큰 폭의 최저임금인상은 더 이상 어려울 것이란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정부는 2018년과 2019년 최저임금을 각각 16.4%, 10.9% 올렸다. 하지만 지난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비판론이 일면서 올해 최저임금 인상폭을 2.9%로 낮춘 바 있다.


다음은 홍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문재인 정부의 대표 브랜드 중 하나인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은 균형을 맞추자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가계ㆍ기업, 대기업ㆍ중소기업, 수출ㆍ내수 사이의 균형을 맞추자는 것이다. 분배와 성장이 같이 가야 한다는 철학이 담겨있다. 확실히 자리 잡은 부분이 통계기반의 논의다. 실제로 소득주도성장이 원래 지향했던 바들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국민의 기대에는 미흡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초기에 목표했던 것에 대한 성과가 일정 부분 나타나고 있다고 본다. 소득주도성장은 가계의 소득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계소득을 늘리고 소득격차를 줄여야지만 내수가 살고, 시장이 살아나야 성장기반이 튼튼해진다.


-통계는 기준에 따라 다른 결과를 보이기도 한다.


▲문 정부가 들어서기 전과 후를 비교하면 차이가 난다. 박근혜 정부 말기인 2016년에 경제성장률이 2.9%였는데, 가계동향조사에 나타난 가계소득 증가율을 보면 굉장히 낮았다. 2016년 4분기 가계소득 증가율은 0.2%로, 전체를 다 들여다봐도 1%가 채 안 됐다. 낙수효과가 엄청 떨어졌다. 2017년 정책 체계를 만들고, 2018년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지난해 3분기 가계소득 증가율은 2.7%로, 성장률 2.0%보다 더 높게 나왔다. 2018년 경제성장률은 2.7%를 기록했고, 가계소득 증가도 3~5%대로 나왔다. 일종의 새로운 변화의 시작이다. 처음에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를 만들 때 가계소득격차를 줄이는 부분이 어렵다고 생각했다. 양극화의 세계적 추세를 볼 때 과연 이것을 목표로 해도 될까 했는데 지난 3분기 격차가 줄어드는 모습을 봤다. 저소득층 하위 20%의 소득이 늘어났다. 마이너스를 플러스로 바꾸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한 결과다.


-조사에 따르면 사업소득보다 이전소득이 더 많이 늘어났다. 성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맞나.


▲일부는 맞고 일부는 아니다. 정부가 노인일자리를 만들어서 이전소득을 늘렸고, 기초연금을 제공해 고령층의 소득을 늘린 것은 맞다. 하지만 은퇴하고 나이 드신 분들 말고 실제 생산연령에 있는 사람들이 시장에서 버는 소득도 늘어났다. 가계동향에 따르면 1분위 가구의 근로소득이 줄어들었다. 1분위 가구 평균연령이 64세가 넘는다. 실제로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1분위 근로소득이 줄어드는 것이다. 주변에서 1분위 근로소득이 줄어든 이유로 최저임금의 부작용을 꼽는데, 최저임금의 부작용도 분명히 있지만 그것 때문에 1분위 근로소득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맞지 않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률이 2.9%다. 내년 최저임금은 어떻게 전망하나.


▲최저임금 인상 여부는 최저임금위원회가 결정하는 것이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저임금 인상이 가져오는 긍정ㆍ부정적 영향에 대한 검토 정도다. 과거에도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가 최저임금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낸 적이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그동안 최저임금이 어느 정도 올랐고, 국민의 기대도 있다. 경제 여건을 봐가면서 내년에 경기가 확 풀리면 최저임금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시장 수준을 반영하는 선에서 해야 한다. 노사 대립이 극한 상황으로 가는 것은 좋은 모습이 아니다. 장기적 관점에서 최저임금을 정하는 규칙(룰)이 필요한 것 같다.


-가장 시급하게 챙겨야 할 경제 현안이 무엇이라고 보나.


▲2018년과 2019년의 최저임금 인상률은 각각 16.4%, 10.9%였다. 자영업자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특히 2018년에는 음식, 숙박업, 도ㆍ소매업 분야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근로시간이 줄면서 소득 감소는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정부는 자영업자의 어려움과 소득 감소를 보완하기 위해 근로장려금(EITC) 제도를 대폭 시행했다. 초기 최저임금이 16.4% 올라갈 때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일자리안정자금, 근로장려금 등 보완책을 같이 썼다. 자영업자에 대한 대책이 굉장히 많이 나왔지만 자영업자의 여건 개선이 안 되고 있다. 가장 아픈 부분이다. 실제로 소득주도성장은 임금주도성장이 전혀 아니다. 자영업자, 사회적 약자, 노인 등의 가계소득을 늘리자는 것인데 지난해 자영업자가 굉장히 어렵다는 통계수치가 나왔다. 우리 위원회에도 자영업자가 많이 계시는데 이 부분에 대한 말씀을 다 해주신다. 지속적으로 위원회에서 관계 부처와 정리해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본다.


-EITC 외에 자영업자를 위한 추가 대책은.


▲자영업자의 구조적 문제를 살펴보려고 한다. 자영업자의 과다한 경쟁 문제는 하루아침에 풀리지 않는다. 전체 취업자 중 2700만명(25%)이 자영업자다. 끔찍한 숫자다. 한국 경제 전체의 문제라고 봐야 한다. 자영업자를 줄이고 실제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정부가 카드 수수료 인하, 일자리안정자금, 임대료 등을 풀어드렸다. 일자리를 더 만들고 자영업을 전업으로 삼는 분에 대해서는 전폭적으로 지원해 드릴 예정이다. 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자영업을 하시는 분들에 대해서도 취업촉진 수당을 드릴 계획이다. 매출을 늘려달라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데, 지방자치단체에서 하고 있는 지역사랑상품권을 급히 투입해 돈이 골목상권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하겠다.


-최근 정부에서 소득주도성장 얘기가 안 들린다. 기조 변화가 있는 것인가.


▲기조 변화가 있었다면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는 해체됐을 것이다. 아직 건재하다.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지나치게 불필요한 이념 논쟁을 많이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지향하는 바를 말씀 드리다 보면 동의하지 않는 분이 사실 없다. 다 동의한다. 이념적 논쟁이 불필요하게 많아지면서 오히려 생산적 논의를 하는 데 방해를 받는다고 생각한 것 같다.

정부에서도 소득주도성장정책에 대해 최근에 성과가 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걸로 안다. 지난해 말 국제 콘퍼런스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분들이 오셨을 때 포용성장이란 말을 안 쓰고 왜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말을 썼냐고 묻더라. OECDㆍIMF의 포용성장, 국제노동기구(ILO)의 임금주도성장을 한국형으로 만들다 보니 소득주도성장이 나온 거다. OECD 나라별로 용어가 다르다. 중국은 성장전략의 전환이다. 조금씩 용어가 다르다고 보면 된다.


-해외에서 기본소득과 관련한 실험이 이뤄지면서 우리나라도 기본소득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에서는 청년수당 등의 기본소득이 지자체 단위에서 시행되고 있다. 언젠가 한번 이야기를 듣고 싶다. 시행되고 어떤 성과가 났는지 보고 중앙정부도 이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하지 않겠나. 다만 중앙정부는 시기상조라고 본다. 가용한 재원 속에서 너무 급한 사람이 많다. 기초생활보장제도 폐지를 향해 가고 있는데, 비수급 빈곤층이 많이 남아있다. 우리나라는 노인 빈곤율도 OECD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이러한 부분이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한다. 국민이 감내하고 인정할 수준으로 되면 중장기적으로는 4차 산업과 관련해 어떤 방식으로 기본소득과 관련한 가치들이 통용될 수 있는지 봐야 할 것이다. 문 정부는 그런 면에서 유연하다. 선별적 복지, 보편적 복지 논쟁도 이 정부 들어 많이 해결됐다. 선별복지가 필요한 부분은 선별복지로 가고, 보편복지가 필요할 때는 보편복지로 간다. 아동수당 100% 지급, 고교 무상교육 등이 그 예다. 대립적으로 보지 말고 정책의 우선순위를 보면서 맞춰가야 한다.


-저성장이 고착화되면서 일본식 장기불황이 올 거란 우려도 있다.


▲예전처럼의 고속성장은 없다. 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곧 저성장인 거다. 결국 성장의 동력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에 대한 문제다.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려야 한다. 핵심은 사회가 점점 국민소득 수준을 올리고 안정화하려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도전과 혁신이 사라졌다. 요즘 대학교에서 강연을 해도 창업을 한다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모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한다고 하더라. 점점 도전보다 안정적 분위기를 선호하는 것이다. 경제수석실에서 근무할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이 규제 혁신이다.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도전해서 실패하면 어떻게 하지란 것인데, 정부가 실패하더라도 나락에 떨어지지 않도록 혁신 안전망을 갖춰줘야 한다. 중소기업을 하다가 실패한 사람에게 무한책임을 쥐여주는 것을 바꿔야 한다.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대책을 내놓고,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먹거리를 보장해줘야 한다. 혁신을 할 경우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환경도 마련해야 한다.


◆홍장표 위원장 약력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2018.06~현재)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2017.07~2018.06)

▲제20대 한국경제발전학회 회장(2014)

▲국무총리실 정부업무평가위원회 위원(2006.06~2008.06)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제조업발전 특별위원회 전문위원(2006.02~2006.12)

▲국민경제자문회의 특별위원회 전문위원(2004.10~2005.09)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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