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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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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서울 종로에 황교안 대신 정치신입 투입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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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서울 종로 대신 용산, 영등포, 양천 출마 검토설 돌아
주호영 "민주당이 설정한 종로 출마 프레임에 응할 필요 없어"
진중권 "黃, 종로 출마해 명예롭게 패하라"
박지원 "黃, 등 떠밀려 결국 종로 나올 것"

4월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총리가 출마하는 서울 종로에 자유한국당이 신인을 차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3일 알려졌다. 애초 한국당에서는 황교안 대표가 종로에 출마해 이 전 총리와 맞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거론돼왔다. 그러나 황 대표가 출마할 경우 이번 총선이 '대선 전초전' 프레임으로 치러져 '정권 심판론'이 희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인 출마를 검토 중이란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황 대표가 이 전 총리를 회피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며 정면 승부를 압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조선일보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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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박완수 사무총장은 이날 한국당이 종로구에 정치 신인을 차출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여러 안 가운데 하나"라고 했다. 그는 "(신인 차출 외에도) 종로구에 황 대표가 나가든지, 황 대표에 필적할만한 간판급 주자가 나가든지 여러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회의에서 이야기될 것"이라고 했다.

종로구는 황 대표가 '수도권 험지 출마'를 공언하면서 출마 가능성이 거론돼온 곳이다. 이곳에는 민주당에서 이 전 총리가 일찌감치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2위간 빅매치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황 대표가 총선을 70여일 앞둔 현재까지 출마 지역을 정하지 않으면서 황 대표가 서울 용산, 영등포, 양천 등 다른 지역 출마를 검토 중이란 말도 나오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용산은 황 대표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고 영등포는 여의도 국회가 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황 대표가 종로에 출마해야 하는지를 두고 당내에서도 이런저런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한국당 주호영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 황 대표의 종로 출마와 관련해 "황 대표의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지역을 (출마카드로) 써야지 (민주당이 설정한) 프레임대로 덥썩 갈 일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했다. 주 의원은 "(황 대표의) 종로 (출마) 문제를 어떻게 할 지는 전국 선거 전략에 따라서 배치돼야 할 것으로 본다"며 "여러 전략 가운데 마지막에 쓰는 전략이 기존 전략을 이길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구에 거물이 나오면 버금가는 거물을 내서 선거를 치르는 방법이 있고, 아예 다른 차원의 청년이나 신인을 내 비대칭 전력으로 선거를 붙이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 한국당 안팎에서는 황 대표가 종로 선거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병준 전 한국당 비대위원장이나 통합을 전제로 유승민 의원 출마 카드를 거론하는 사람도 있다. 김 전 위원장은 대구 수성갑 출마를 검토하다 험지 출마론을 수용했다. 김 전 위원장 측은 당이 결정한다면 종로에 출마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 의원은 자기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에 출마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야권 보수통합 신당의 '수도권 편대 출격론' 차원에서 종로 출마론을 거론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가 하면 민주당이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 전 총리를 내세워 총력전에 나선 만큼, 참신한 정치 신인을 내세워 김을 빼자는 아이디어도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황 대표가 종로에 출마하지 않을 경우 낙선 가능성을 우려해 이 전 총리와의 맞대결을 피했다는 반대 진영의 공격 프레임도 작동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에서 "황 대표가 결국 등 떠밀려서 종로에서 나갈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박 의원은 "한국당으로선 수도권에서 승부를 보기 위해서 (홍준표 등 당대표급 인사들에게 험지출마 요구) 그러한 것을 검토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황 대표가 종로를 선택하고 다른 대표급도 '수도권 험지에 나가자'고 했을 때는 설득력이 있지만 당 대표는 (험지가 아닌 곳에) 여론조사를 해대면서 다른 주자들에게는 '수도권 험지에 나가라'고 하면 설득력이 없다"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황교안 단상’이란 글을 올리고 "보수를 살리려면 자신을 버려야 한다"며 황 대표가 종로에 출마해야 한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황 대표는 자신이 보수의 ‘미래’가 아니라 보수의 ‘과거’에 속한다는 사실을 겸허히 인정해야 한다"며 "자신이 국민에게 심판받은 정권 사람이며 끝나지 않은 그 심판을 끝까지 받아 종료시키는 것을 제 역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약속한 땅에 들어갈 자격을 가진 것은 모세가 아니라 여호수아"라며 "종로, 여론조사를 보니 더블스코어던데 그래도 나가라. 원칙 있게 패하라. 가망 없는 싸움이지만 최선을 다해 명예롭게 패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허락된 시간은 과거 보수정권의 오류를 청산하고 보수가 새 출발할 기반을 마련할 때까지이며, 그때가 오면 자신은 보수의 미래를 책임질 새로운 인물, 새로운 세대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물러날 것이라 말해야 한다"고 했다. 한 정치권 인사는 "황 대표가 새시대의 맏형이 되기 위해 살려하기보다 구시대의 막내가 되겠다는 '사즉생(死卽生)'의 자세를 가지라는 뜻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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