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하는 사람은 대인⋯ 그에 대해 뭐라 하면 소인배" 文대통령·박원순시장 겨냥?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정민당과의 간담회 장소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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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일 중도 신당 창당 계획을 밝히며 본격적인 독자 신당 창당에 나섰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신당 비전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작은정당·공유정당·혁신정당'을 신당의 3대 지향점으로 제시하고 "신당은 다른 정당들과 같은 또 하나의 정당이 절대로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수통합 참여 여부에 대해 "관심 없고 가지도 않는다"며 "나와 가치가 맞다면, 그분들이 이리 오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하는 중도·보수 통합 합류 관측을 일축했다. 그는 기성 정당을 '가장 낙후된 집단', '가짜뉴스 최대 생산지' 등으로 비판하면서 "이념과 진영 정치를 극복하고, 기존 정당의 틀과 관성도 앞장서서 파괴하며 무책임한 정치를 구출시키고자 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옛날 생각에 사로잡히고 자기 생각을 바꾸지 않는 것, 그것은 수구진보, 수구보수, 또는 이념팔이, 진보팔이, 보수팔이 등 실제로 그런 모습들로 나타나는 것"이라며 "이런 것을 두고 (중도가) 모호하다 주장하는 것은 그야말로 무식하거나 기득권 정치를 보호하려는 궤변에 불과하다"고 했다.
안 전 대표가 신당 창당 계획을 밝힌 이날은 4년 전인 2016년 국민의당을 창당한 날이다. 그는 총선 목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국민의당 창당 당시) 대부분 언론이나 정치 전문가들이 40석 정도는 불가능하다고 선거 당일까지도 말했다. 그렇지만 저희들 목표대로 이룬 바 있다"며 "이번에도 그런 각오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4·15 총선에서 제2의 국민의당 돌풍을 기대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는 대안신당 등과의 관계에 대해 "아이가 태어나지 않았는데 아이를 어디에 입양시킬 것인가라는 질문과 비슷하다"며 "저희가 중심을 잡는 게 우선이다"이라고 했다. 대안신당 등과의 관계보다는 신당 창당에 주력하겠다는 뜻이다.
안 전 대표는 조만간 동반 탈당을 예고한 안철수계 의원들에 대해선 "뜻을 같이 하는 의원들이 계신다"며 "소신을 지키는 분들이 인정받는 분위기가 돼야 우리 정치도 바로 서고 사회도 각박해지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반적 사회통념으로 생각해보라. 양보하는 사람은 대인이다. 은혜받은 사람인데 그에 대해 뭐라 하면 소인배"라며 "은혜를 준 사람의 은혜를 고맙게 여기는 게 인지상정 아닌가. 그런 통념이나 생각이 바로잡아져야 살 만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나 박원순 서울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안 전 대표는 2010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박원순 현 서울시장에게 후보를 양보했고 2012년 대선 때는 문재인 후보에게 대선 후보 자리를 양보했다. 안철수계 의원 7명 중 권은희 의원을 제외한 비례대표 6명은 자진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잃게 돼 조만간 당 의원총회에서 비례대표 의원들에 대한 제명 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다. 당이 제명조치를 하면 비례대표 의원도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안 전 대표의 이날 간담회에는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와 이동섭, 김수민, 권은희, 이태규, 신용현, 김중로, 김삼화 등 안철수계 의원들이 참여했다.
[김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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