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고정 지지층 5% 안팎⋯ 수도권 선거서 1・2위 가를 수도
"劉도 독자노선 땐 정치적 장래 불투명"
중도·보수 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가 지난달 31일 1차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었다. 이날 보고대회에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참석했지만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은 불참했다. 황 대표와 유 위원장이 당대당 통합 협상에서 타결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한국당 일각에서는 새보수당과의 당대당 통합이 어렵다면, 한국당을 중심으로 하고 새보수당 일부 의원들이 참여하는 '소(小)통합' 신당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선거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런 소통합으로는 영남 지역은 몰라도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더불어민주당과 대결에서 보수 야권이 승리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기표 국민소리당 창당준비위원장, 미래를 향한 전진4.0(전진당) 이언주 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위원장(왼쪽부터) 등이 31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혁신통합추진위원회 제1차 대국민보고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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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야권에서 소통합 신당으로 4월 총선에서 승리하기 어렵다고 보는 이유는 유 위원장이 가진 득표력 때문이다. 유 위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바른정당 후보로 출마해 6.8%의 득표율을 올렸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유 위원장이나 새보수당은 4%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유 위원장과 그를 주축으로 하는 새보수당이 5% 안팎의 고정 지지층을 갖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5%의 득표율은 1·2위 후보가 팽팽히 경합하는 선거구에서는 당락을 가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작년 4·3 경남 창원 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45.8% 득표율로 한국당 강기윤 후보(득표율 45.2%)를 0.6%포인트차로 제치고 승리했다. 당시 유 위원장이 몸을 담았던 바른미래당 이재환 후보는 3.8%를 득표했다. 바른미래당 후보 득표가 1·2위 당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추정할 수 있다.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이 지난달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대표단 회의에서 이혜훈 의원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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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총선 결과를 보면 전국 지역구 의석의 절반 가까이가 있는 서울 등 수도권 선거구 4곳 중 1곳은 득표율 5%포인트차 이내에서 당락이 갈렸다. 새누리당(한국당의 전신)과 민주통합당(민주당의 전신) 양자 대결 구도로 치러진 2012년 19대 총선에서 1위 후보와 2위 후보간 득표율 격차가 5% 이내인 수도권 선거구는 29곳으로 전체의 25.9%였다. 새누리당과 민주당, 국민의당 등 3자 구도로 치러진 2016년 20대 총선에선 31개 선거구로 전체의 25.4%였다. 득표율 격차 3%포인트 안에서 당락이 갈린 수도권 선거구는 19대 총선 때 19곳(17.0%), 20대 총선 때 17곳(13.9%)이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수도권의 경우 유 위원장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후보 당락 변수가 될 수 있다"라고 했다. 수도권 선거구에서 유 위원장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어떤 정당에 투표하는지에 따라 민주당과 한국당 중 어떤 당이 1당이 될 지가 결정될 수 있다는 뜻이다. 20대 총선 기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선거구는 총 122개로 전체 선거구(253개)의 절반에 육박한다. 전국적으로 따지면, 선거구 8곳 중 1곳에서 유 위원장 지지층에 의해 당락이 결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전체 선거 판세를 바뀔 수 있는 것이다.
유 위원장 주력 지지층이 중도 성향이란 점도 변수다. 리서치앤리서치가 세계일보 의뢰뢰 지난달 26∼28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차기 대선후보로 유 위원장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4.4%였다. 이념 성향 별로는 보수층 5.6%, 중도층 6.2%, 진보층 2.7%로 나타났다(자세한 사항은 세계일보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서울 지역의 한 한국당 의원은 "통합 시너지를 감안했을 때 소통합으로는 유 위원장을 지지하는 중도층 흡수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유 위원장도 이번 총선을 앞두고 보수 통합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정치적 장래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유 위원장 지지율은 변동성이 크다"며 "유 위원장이 통합신당에 참여하지 않고 홀로 남겨진다면 선거는 물론 정치적 장래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고 했다. 유 위원장이 한국당 등과의 통합 형태 중 하나로 '선거연대(후보단일화)'를 옵션으로 거론하는 이유도 이런 점을 감안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정치권 인사는 "적어도 이번 총선 국면에서는 황교안 대표와 유승민 위원장 두 사람은 보완재"라며 "두 사람이 운명공동체라는 인식에 합치할 수 있느냐가 통합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했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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