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규 "위험성 독감 수준…격리 수용 않고 귀가조치한 日이 현명"
강훈식 "위기 관리 위해 국민과 공감 중요한데, 정부 대처 잘못"
30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충청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정부가 중국 우한(武漢) 교민을 충남 아산과 충북 진천에 나눠 격리 수용하기로 한 데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당초 충남 천안에 수용할 것으로 알려졌다가 아산·진천으로 변경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의 강력한 반발을 자초하는 등 지역 갈등을 부추겼다는 지적이었다. 여권에서도 4월 총선을 두 달여 남겨둔 상황에서 충청권 여론이 악화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윤일규 의원이 30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손수건으로 입과 코를 막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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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오제세 의원(충북 청주·서원)은 이날 보건복지위 전체회의에서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에게 "우한시 교민을 수용할 장소를 정부가 변경했다는 보도가 있어 지금 충북 진천과 충남 아산에서 반발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자체와 사전에 협의를 하지 않고 (정부에서 교민 수용지를) 일방적으로 정했고, (해당 시설) 인근에 주민이 밀집해 있고 어린이집과 학교 등이 있는 곳이란 점도 유감"이라고 했다.
이에 김 차관은 "시설 확정이 발표되기 전에 중간에 언론에 (수용시설 지역이) 공개됐고, 정부의 최종 선정 과정에서 발표된 지역과 다른 시설이 언급돼 지역에 상당한 불만과 혼선을 초래한 것을 사과한다"고 했다.
민주당 윤일규(충남 천안병) 의원은 우한에서 귀국하는 교민들을 격리 수용해 오히려 정부가 불안을 조성했다고 했다. 그는 우한 폐렴에 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치명률(어떤 병에 걸린 환자 중 그 병으로 사망에 이르는 환자의 비율)은 2~3%로 독감과 비슷한 수준"이라며 "방역도 완벽한데, (정부의 격리 조치로) 국민들에게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우한에서 귀국한 국민들을) 귀가 조치했고, 미국은 이글루에, 호주는 섬에 격리했다. (진천·아산에 수용하기로 한) 한국 정부 조치의 근거가 무엇인가"라며 "일본이 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김 차관은 "(우한 폐렴의) 정확한 원인이나 감염 분석이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에 그 불안도 같이 고려해야 한다는 판단에서 이런 (격리 수용) 조치를 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윤 의원은 "(우한 폐렴)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 위험도가 낮고 독감 수준인데, (격리 수용으로) 국민 갈등만 증폭시키고 있다"고 했다.
충남 아산 주민들이 30일 오후 경찰인재개발원 출입로에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방문에 반대하며 경찰과 몸싸움을 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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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아산을이 지역구인 민주당 강훈식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우한에서 귀국하는 국민들의 임시 생활시설로 아산이 확정되는 과정에서 정부 대처가 잘못됐다. 위기 관리를 위해서는 국민과의 공감이 중요한데 그러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정부와 청와대에 분명하게 지적하고 강하게 비판했다"고 썼다. 그는 "국무총리와 담당 장관들은 아산을 방문해 상황을 설명하고 시민들의 우려를 해소해 달라"며 "향후 지역사회 경기 침체 등 발생 가능한 피해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했다.
[손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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