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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38세 두산 포수' 정상호 "LG에 죄송…마지막이란 각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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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기회 준 두산에 감사…2년 연속 통합우승에 힘 보탰으면"

연합뉴스

두산 베어스 포수 정상호
(영종도=연합뉴스) 두산 베어스 포수 정상호가 3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2019시즌이 끝난 뒤 LG 트윈스에서 방출된 정상호는 두산과 계약했고, 30일 두산 스프링캠프가 열리는 호주 질롱으로 떠났다.



(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은퇴 위기에 몰렸던 베테랑 포수 정상호(38)가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에서 새 출발 한다.

정상호는 호주 질롱에서 열리는 두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3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다른 선수들과 만나 처음으로 인사했다.

이번 두산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선수 중 정상호는 투수 김승회(39) 다음으로 나이가 많다.

두산은 낯설지만, 그라운드에서 치열하게 싸우며 쌓은 경험은 정상호의 머리와 몸에 저장돼 있다.

두산이 23일 정상호와 연봉 7천만원에 계약한 이유다.

정상호는 2001년 SK 와이번스에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15시즌 종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그는 LG 트윈스와 4년 32억원에 계약하며 새 출발 했다.

그러나 LG에서 뛴 4년 동안 정상호는 부상과 부진에 시달렸다. 2019년에는 22경기에만 출전해 타율 0.083의 초라한 성적을 냈다.

LG는 2019시즌이 끝난 뒤 정상호를 방출했다.

은퇴 위기에 몰린 정상호에게 두산이 손을 내밀었다. SK 배터리 코치 시절 정상호를 지켜본 김태형 감독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정상호는 "현역으로 더 뛰고 싶었다. 김태형 감독님께서 '함께 뛰자'고 말씀하셨을 때 정말 기뻤다"며 "나는 언제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뛰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두산 베어스와 계약한 포수 정상호
[두산 베어스 제공]



그는 두산 입단이 확정되기 전, 무적 신분에도 일본 오키나와에서 개인 훈련을 했다. SK 왕조를 함께 이뤘던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송은범(LG), 정우람(한화 이글스) 등 전 동료들의 공을 받으며 훈련했다.

정상호는 "입단 제의가 왔을 때 바로 합류할 수 있게 몸을 만들고 싶었다"며 "지금은 다른 팀에서 뛰지만, 이번에 오키나와에서 훈련한 전 동료들이 축하 인사를 해줬다"고 웃었다.

두산과 계약하고 스프링캠프에도 합류하면서 정상호는 다시 희망을 품는다. 19살 어린 신인 포수 장규빈(19)과 함께 하는 훈련도 기분 좋은 동기부여가 된다.

정상호는 "내가 신인일 때 (14살 차이가 나는) 김동수(LG 타격코치) 선배님을 보며 '나도 선배님처럼 오래 선수 생활을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김동수 선배님과 나보다, 나와 장규빈의 나이 차가 더 크다"고 웃으며 "내가 아는 건 모두 알려주겠다. 박세혁, 이흥련, 장승현 등 두산의 좋은 포수들과 힘을 모아 두산의 2년 연속 통합우승에 공헌하고 싶다"고 했다.

밝은 표정으로 희망을 이야기하던 정상호도 LG 구단과 팬을 떠올릴 때는 고개를 숙였다.

그는 "LG에서 부진해 구단과 팬들께 죄송하다. 4년 동안 고마운 일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LG 구단은 정상호가 계약 기간 중 부상과 부진에 시달린 점은 아쉬워했지만, 성실함과 후배들을 대하는 태도 등에는 높은 점수를 줬다.

두산은 경기장 안팎에서 정상호가 안길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한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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