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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이슈 주목받는 블록체인 기술

김종윤 야놀자 온라인부문 대표 | 해외시장 개척, 클라우드·블록체인 등 최신 기술로 무장… ‘야놀자’는 여행업계 구글로 도약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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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김종윤 야놀자 온라인부문 대표


He Is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다트머스 대학교 터크 경영대학원 석사과정을 거쳐 Google, 3M, 맥킨지 등 글로벌 기업을 거쳐 2015년 야놀자 부대표로 합류했다. 디지털 전문 역량과 사업 전략 수립 노하우를 기반으로 매년 2배 이상의 성장과 여행 및 레저 산업의 질적 고도화를 이끌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부터 야놀자 부문 대표로 승진해 국내외 숙박 및 레저 액티비티 플랫폼 부문과, 글로벌 투자 유치 및 기업 인수 등 사업전략 부분을 총괄하고 있다.

야놀자는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트래블테크(Travel Tech)’ 기업이다. 이미 유니콘의 지위를 공고히 한 야놀자는 이제 기업가치 10조원 이상 기업을 칭하는 ‘데카콘’을 꿈꾸고 있다. 2005년 모텔 정보 공유 온라인 카페로 시작해 대중에게는 숙박예약 중개플랫폼으로 익숙한 탓에 야놀자의 성장과정은 대중에게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2007년 예약 중개 플랫폼인 ‘야놀자닷컴’으로 탈바꿈한 야놀자는 2011년엔 자체 숙박 브랜드인 ‘호텔 야자’를 열면서 오프라인 시장에 진출했다. 2014년에는 야놀자는 ‘리스타트’를 선언하며 기존에 영위하던 숙박이라는 사업 중심에서 벗어나 레저와 여행, 항공권 예약으로까지 사업을 확장했다. 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노크하는 한편 적극적인 인수합병과 제휴를 통해 호텔 관리 시스템, 클라우드, 블록체인 등 신기술 개발과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인수합병을 통한 체급 키우기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 투자청(GIC)과 부킹홀딩스(Booking Holdings)로부터 총 1억8000만달러(약 2146억원) 규모 시리즈D 투자를 받으며 풍부한 자금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9월에는 세계 2위의 PMS 기업 ‘이지테크노시스’를 흡수했다. 이밖에 국내 객실관리 자동화 시스템(PMS) 1위, 2위 기업인 ‘가람’과 ‘시리얼’ 인수를 시작으로 실시간 펜션 예약 서비스 ‘우리펜션’과 호텔 및 레스토랑 예약 플랫폼 ‘데일리 호텔’을 인수하기도 했다.

그 결과 야놀자는 최근 5년 동안 완전히 다른 기업이 됐다. 2014년 연매출 201억원에서 지난해 3000억원 규모의 회사로 성장했고, 임직원은 100명에서 1600명으로 늘었다.

2020년 야놀자는 다시 변화의 출발선에 섰다. 야놀자는 장기적으로 최적화된 통합 호텔관리 시스템을 통해 글로벌 No.1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당장 올해부터 스마트 체크인, 키오스크, 객실 관리자동화 시스템, 로봇 컨시어지 등 스마트 호텔 관리 플랫폼 상용화에 도전할 계획이다. 김종윤 야놀자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매일경제

호텔업은 가장 낙후되고 올드한 산업

첨단 기술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 많아


▶야놀자가 호텔과 관련한 거의 모든 분야에 진출하고 있는 느낌인데 그 중에서도 관리 시스템 기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입니다.

▷야놀자가 5년 전 리스타트 선언을 했을 때 잡았던 키워드가 2개였는데 하나는 글로벌, 다른 하나는 기술이었습니다. 두 개가 나뉘는 것은 아니고 글로벌로 가기 위해서는 테크가 무엇보다 필요하기 때문이었죠. 현재 야놀자 직원이 국내에 900명 해외에 600명입니다. 전체 직원의 3분의 1은 R&D 분야에서 일을 하고 계십니다. 방향성은 그렇게 잘 가고 있다고 봅니다. 호텔 하나하나를 지어서는 글로벌 진출이 몇 만 년 걸릴 거예요.(웃음) 호텔업의 소프트웨어를 바꿔나가자는 생각에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기술개발과 확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호텔의 소프트웨어를 바꾼다는 개념이 쉽게 와 닿지 않는데요?

▷예를 들어서 비행기티켓 같은 경우는 전 세계 수없이 많은 항공사가 있는데 하나로 통합해 보여주고 연결시켜 주는 GDS(Global Distribution System) 기업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호텔업에서는 전혀 없어요. 호텔업은 가장 낙후된 산업입니다. 호텔 하나하나는 개별적인 사업자가 운영하고 기반산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호텔을 연결하려는 시도가 없었어요. 야놀자는 세상의 모든 호텔들의 정보와 관리 시스템, 사물인터넷 정보를 클라우드에 올리고 고객들에게 연결해주고 여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통합 플랫폼으로 변모하고자 합니다.

▶클라우드 기반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이 있을까요?

▷현재 고객들이 호텔에 들어와 체크인을 하는 시스템이 사실 참 불편합니다. 줄을 서서 차례가 오면 개인정보를 적고 여권을 맡기고 복사해서 출입사무소에 보내는데 그 과정에서 엄청난 리소스가 소요됩니다. 룸서비스나 조식도 마찬가지인데 주문하고 싶은 메뉴를 적어서 문고리에 적거나 식당에 가서 직원에게 룸넘버를 말하면 체크하고 입장하는 방식이잖아요. 상당히 올드한 방식이죠. 클라우드로 모든 정보들을 옮겨서 관리하면 이러한 불편함들이 해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동안 이런 시도가 없었습니다. 저희가 호텔관리 시스템과 IoT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옮기는 시도를 처음한 회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와 숙박과 관련한 정보들은 프라이버시·보안과 관련해 민감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답은 블록체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클라우드로 올려서 운영했을 때 보안문제가 이슈가 될 수 있습니다. 클라우드에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DID(디지털 신원인증) 기술을 통해 보안을 강화하면 야놀자는 물론 호텔 측에서도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인증만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개인의 정보를 기업 서버 등을 통해 관리했을 때 해킹이나 유출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을 접목하기 위한 시도를 많이 하고 계신데 실제 서비스에 활용될 수 있는 분야는 무엇일까요?

▷결제, 리워드, 인증 세 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스테이블 코인 테라와 제휴를 한 것도 하나의 시험인데 온오프라인이 통합된 결제를 위해서는 블록체인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두 번째, 리워드는 각 나라별로 중요합니다. 블록체인은 통하면 각 나라별로 통합된 리워드 시스템이 가능해지거든요. 마지막으로 인증은 B2C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B2B 서비스에 가까운데 전체 산업에 시스템화된 서비스가 필요한데 각 국가별로 인증 시스템이 달라 표준화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거든요. 한국만 해도 여권을 받아서 보안에 가장 취약한 팩스로 보내고 있자나요? 저희가 클라우드와 블록체인을 통한 표준인증시스템을 만들면 세계시장을 리드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매일경제

중소호텔 고객 시스템 사용료 ‘0원’ 파격

클라우드 기반 호텔관리 시스템 글로벌 1위


▶야놀자에 대한 대중의 인식과 현재의 사업영역의 괴리가 상당한 것 같습니다.

▷‘모텔중개하던 한국의 조그만 야놀자란 회사가 아는 것도 별로 없으면서 어떻게 전 세계 호텔을 연결해?’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꽤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처음에 구글에 입사할 때도 회사가 작고 어설펐어요. 독자적인 알고리즘을 개발해 세상을 연결시키는 검색엔진을 개발해 지금은 독보적 1위로 성장했잖아요. 미국에서만 쓰는 검색엔진이었다면 이렇게 성장하지 못했을 겁니다. 저희도 그런 마음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것입니다. 이제 야놀자가 제공하는 호텔운영 시스템은 전 세계 160개국의 2만6000개 이상 호텔이 사용하고 있는 글로벌 No.1 클라우드 기반 호텔 시스템으로 20개 이상의 언어로 제공 중입니다. 해외시장에서 먼저 인정받은 셈이죠.

▶실제 호텔 이용 고객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는 무엇이 있을까요?

▷먼저 키오스크, 스마트폰, 안면이식 시스템 등을 통해 체크인과정을 완전 자동화 시킬 수 있습니다. 얼리체크인, 레이트체크아웃, 스마트폰 등도 마찬가지죠. 체크인을 마치면 키를 받아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는 과정이 보안과 관련된 중요한 부분인데 이 부분도 완전 자동화가 가능합니다. 세 번째는 객실 안의 사물인터넷입니다. 야놀자TV, 스피커, 스마트폰 등으로 조명을 켜고 끄는 것은 기본이고 방으로 무엇인가를 요청하는 과정도 모두 가능합니다. 프라이빗한 방으로 사람을 통해 무엇인가를 배달받는 것은 사실 불편하고 팁 문제도 있습니다. 로봇에 요청을 해 배달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놓은 상태로 가격이 싼 로봇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습니다.(웃음)

▶호텔을 운영하는 업주들의 입장에서 운영방식은 어떻게 바뀌나요?

▷하드웨어의 경우에는 모션센서, 도어록, 차임벨, 키텍, 에어컨, TV, 전자장비, 모션베드 등이 있습니다. 호텔은 사람이 비어있을 때 청소를 해야하는데 지금은 똑똑 두드려 확인하는 경우가 많아요. 센서를 통해 고객이 방에 있는지 여부를 알 수도 있고 침대 매트리스의 경우에는 얼마나 쓰고 교체시기가 되었는지 알 수도 있습니다. 알리바바가 비슷한 사업을 하고 있는데 판매하는 제품이 기성품보다 상당히 올라갑니다. 저희가 개발한 제품들은 기존에 호텔에서 사용하는 하드웨어와 가격이 비슷합니다. 야놀자가 기업 인수와 직접 사업에 뛰어들어 가격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에 가능했죠. 사실 이러한 물품을 판매해 돈을 벌기보다 모든 호텔을 IT화하기 위한 보조수단일 뿐입니다.

▶업주들의 시스템 사용비용도 있을 텐데?

▷중소형 호텔 기준으로 시스템 사용비용은 없습니다. 상당히 파격적인 것이죠. 하드웨어는 기존제품들과 동일하게 론칭했기 때문에 업주 입장에서는 함께 교체해 사용하면 운영비용을 상당히 아낄 수 있습니다. 재고관리가 용이해지고 불필요한 작업을 줄여 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인건비도 상당히 줄어듭니다. 저희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어디까지 호텔의 초연결을 위한 준비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아직 이러한 시스템을 사용하는 비율이 10%에 불과합니다.

야놀자의 DNA는 글로벌 플레이어

구글과 같은 플램폼 기업으로 성장할 것


▶앞서 말씀하신 대로 국가별로 다양한 규제와 사업 환경이 다를 텐데 하나의 앱을 통한 동일한 사업모델이 유효한가요?

▷글로벌 플랫폼을 목표로 하되 애플리케이션이 되는 것은 지양하자라는 것이 저희의 방향성입니다. 그를 위해 각 국가나 문화권별로 고객들의 기술을 받아들이는 방식도 다르거든요. 예를 들어 저희가 출시한 호텔용 키오스크의 경우도 북미의 경우 얼굴인증 기술에 대해 거부반응이 상당히 크거든요. 아시아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잘 받아들이는 편이고요. 세심한 부분에서도 차이가 커서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앱이 너무 비대해져 안정성이 저하되지는 않을까요?

▷만약에 하위 서비스를 저희가 다 만들어낸다고 하면 비대해지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저희가 KTX와 연동해 서비스를 오픈했다고 그 시스템이 야놀자 앱 속에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연결만 담당하죠. 슈퍼앱이라고 하지만 모든 서비스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 독립 API를 통해 연결하는 역할을 할 뿐이기 때문에 크게 비대해지지 않습니다. 여행과 관련한 모든 앱을 야놀자 앱에서 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추가하되 개별 앱을 통한 하위 카테고리의 독립은 생각하고 있지 않습니다.

▶최근 회사가 흑자전환을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직까지 정확한 숫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영업활동 기준(EBITDA)으로는 흑자로 돌아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 저희가 성장을 해오는 과정에서 수익성을 만들려고 하면 언제든지 가능했지만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돈을 덜 쓰고 사람을 덜 뽑으면 되는 거거든요. 그러나 아직 지속적인 성장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지금도 변함은 없습니다. 다만 하던 대로 성장을 하면서도 수익성도 낼 수 있는 시점이 왔다고 보면 의미 있는 전환이라고 봅니다.

▶자동화 시스템이 생기면 고용문제가 벌어질 가능성은 없을까요?

▷현재 취업시장에서 숙박업은 사람을 뽑기가 쉽지 않습니다. 외국인 노동자 비율이 상당히 높은 업종입니다. 숙박업소의 이미지는 나쁘지 않지만 하는 일이 상당히 비효율적인 탓이 큽니다. 하는 사람이 가치 있다고 느끼는 일을 늘려야 합니다. 예를 들면 컨시어지 서비스와 여행컨설턴트 등 숙박업의 직업군이 다른 방향으로 변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해외시장 매출 비중은 얼마나 늘어날까요?

▷2년 전 시작한 글로벌 사업은 2018년 69억원 매출에서 2019년 300억원으로 4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올해는 700억원, 1~2년 안으로 1000억원 중반대 매출을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로컬플레이어가 아닌 글로벌 No.1으로서 지위를 공고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글로벌 사업을 적극적으로 하는 스타트업이 드물어요. 챙길 게 많고 비용도 커지거든요. 그러나 저희는 처음부터 글로벌 시스템으로 만들었어요. 야놀자는 절대 앱 서비스가 아닙니다. 시작부터 글로벌 테크 기업인데 이전 모텔업을 중개하는 이미지가 덧씌워져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많아요. 국내 스타트업의 미래는 해외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야놀자의 비전을 말씀해 주신다면?

▷제가 처음 구글에 입사했을 때 지금과는 전혀 다른 기업이었어요. 검색엔진 하나에 로고도 촌스러웠고 크롬, 유튜브도 없었어요. 그래도 구글이 성공하리라 믿었던 사람들이 남아서 성공을 거둔 것이거든요. 저희도 지난 5년간 그렇게 해왔고 앞으로 5년, 10년 후면 구글처럼 성공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박지훈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3호 (2020년 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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