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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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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바른미래 탈당 "손학규 보며 당 재건 꿈 접어… 비통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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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퇴진 거부하자 탈당 결행⋯ "바른미래 재창당 불가능하다 결론"
"영원히 사라진다 해도 그 길 옳다면 주저 않을 것⋯ 초심 잃지 않고 진인사대천명"
"기성정치 관성으로 내일은 없다"⋯ 야권 중도·보수 통합 동참 선긋기

조선일보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미래당 탈당 의사를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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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9일 바른미래당을 탈당했다. 안 전 대표가 지난 2018년 2월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과 함께 바른미래당을 창당한 지 2년만이다. 유 의원도 이미 탈당해 바른미래당 창당 주역은 모두 떠난 셈이 됐다. 안 전 대표는 독자 신당 창당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손학규 대표가 이끄는 바른미래당 진로도 불투명해졌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손학규 대표의 발언을 보면서 바른미래당 재건의 꿈을 접었다"며 "저는 오늘 비통한 마음으로 바른미래당을 떠난다"고 했다. 안 전 대표는 전날 손학규 대표를 만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등 손 대표 퇴진을 요구했다. 그러나 손 대표가 이를 거부하자 탈당을 결단했다는 것이다.

안 전 대표는 "총선이 77일 남은 이 시점에서, 21대 총선에 나설 바른미래당 예비후보자가 20여명에 불과하다는 참담한 현실로 다가 와 있다"고 했다. 안 전 대표는 "힘들고 부서지고 깨어질지라도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우리가 가야할 올바른 방향에 대해서 국민들께 호소하는 것이 제 의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기성 정당의 틀과 기성정치 질서의 관성으로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며 "실용적 중도정당이 성공적으로 만들어지고 합리적 개혁을 추구해 나간다면 수십년 한국사회 불공정과 기득권도 혁파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바른미래당을 재창당하여 그러한 길을 걷고자 했지만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제 자신도 알 수 없는 거대한 거친 파도를 정면으로 바라보며 뛰어 들고자 한다"고 했다. "하나의 물방울이 증발되지 않고 영원히 사는 방법은 시대의 바다, 국민의 바다 속으로 뛰어드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신당 창당 등 구체적인 향후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영원히 사라진다 해도 그 길이 옳다면 결코 주저하지 않겠다"며 "초심을 잃지 않고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어떠한 결과가 나오든 국민의 뜻이 하늘의 뜻"이라고 했다. 야권 일각의 중도·보수 통합 동참 요구에도 마이웨이를 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그는 "저는 진심을 다해 이 나라가 미래로 가야하는 방향에 대해 말씀드리고 우리 정치와 사회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간절하게 호소할 것"이라며 "지금 대한민국은 담대한 변화의 새 물결이 필요하다. 기성의 관성과 질서로는 우리에게 주어진 난관을 깨고나갈 수 없다"고 했다.

안 전 대표 탈당에도 바른미래당 내 안철수계 의원들은 일단 당에 남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비례대표 의원들이라 자진 탈당할 경우 의원직을 상실하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8일 손학규 대표를 만나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등 손 대표 퇴진을 요구했다. 그러나 손 대표가 이를 거부하자 탈당해 신당 창당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가 손 대표와 회동 하루만에 탈당을 결행한 것은 총선 일정을 감안할 때 시간이 촉박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독자 신당을 창당해 후보를 모아 총선을 치르려면 더 이상 바른미래당 당권(黨權) 문제로 시간을 소모할 여유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안철수계의 한 의원은 "안 전 대표가 손 대표가 당권을 내놓는 것을 전제로 한 어떤 당 재건 방안에도 협력할 의사가 없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좌고우면할 시간이 없다고 본 것 같다"고 했다.

[김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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