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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 물가 '역대최저'…5G 요금 인하 압박에 이통사 '곤혹'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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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 물가 '역대최저'…5G 요금 인하 압박에 이통사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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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5G 상용화 원년인 2019년 통신비 물가가 하락세를 이어가며 1985년 통계 집계 이후 사장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음료ㆍ주택ㆍ보건 등 전반적인 물가가 소폭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하지만 정부는 5G 요금이 비싸다며 여전히 요금 인하를 압박하고 있다. 인프라 구축을 위해 막대한 설비투자를 진행 중인 이동통신업계는 부담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역대 최저 통신비 물가= 29일 통계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통신비 소비자물가지수(CPI)는 97.24로 전년 대비 2.29% 떨어졌다. 이는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8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통신비 물가가 기준선인 100 아래를 기록한 것은 2년 연속"이라고 말했다.


월별로도 2017년 10월 이후 줄곧 100 아래를 맴돌다 지난해 12월(96.52)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비 소비자물가지수는 우편서비스, 전화 및 팩스 서비스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사실상 스마트폰 요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스마트폰 요금이 다른 물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추세는 통신요금의 25%를 할인해주는 선택약정할인, 중저가 요금제 확산 등으로 스마트폰 요금 부담이 전반적으로 낮아진 데 따른 여파다. 이통3사는 2017년 이후 정부가 기본료 인하 등 다각도로 압박하자 데이터 전송속도와 기본제공료 제한을 푼 무한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치열한 요금 경쟁을 펼쳐왔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압박도 압박이지만 포화상태에 달한 이동통신시장에서 가입자를 뺏기지 않기 위한 경쟁도 있었다"고 전했다.


◆투자 부담 겹친 업계 '울상'= 통신비 절감을 공약으로 내세운 정부의 압박은 상용화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5G로도 확대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요금제로 구성된 5G는 지난해 4월 상용화됐으나 아직 전체 가입자 대비 가입자 수 비중이 한 자릿수에 그쳐 전체 통신비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5G 기술이 향후 통신비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정책변수로 꼽히는 만큼 5G 중저가 요금제 출시 등 통신비 절감 공약을 지키기 위한 정부와 정치권의 공세는 갈수록 거세질 것이란 관측이다. 4월 총선은 이를 더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최근 3개월 동안 공식석상에서만 무려 세 차례에 걸쳐 5G 중저가 요금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5G 인프라 구축을 위해 이미 막대한 설비투자를 진행한 데다 향후 투자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아직 충분한 기반이 갖춰지지 못한 상태에서 요금 인하부터 단행할 경우 올해부터 서서히 개선세가 기대됐던 통신업계의 실적에도 직격탄이 될 수밖에 없다.


증권가에서는 다음 달 연간 실적발표를 앞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의 지난해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다소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3사는 지난해 3분기 5G 투자와 마케팅 비용 부담이 겹치면서 나란히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당시 KT와 LG유플러스의 분기 영업이익 감소폭은 각각 15.4%, 31.7%에 달했다. 반면 이통 3사가 5G 인프라 구축을 위해 지난 한 해 동안 투입한 설비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두 배가량 늘어난 8조~9조원으로 추산된다.


업계에서는 중저가 요금제 출시를 위해서는 5G 가입자 수가 현 가입자의 두 배 이상인 1000만명은 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5G 인프라 구축을 위해 당분간 대규모 투자가 지속돼야 하는 상황에서 요금 인하 압박이 거세지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쳐 결국 투자 일정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항변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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