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핍박·모멸 속에 당 지킨 것은 한국당과 합치려는 음모 막으려는 사명감 때문"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8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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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28일 "저의 마지막 소명은 미래 세대가 주역이 되는 공천혁명, 국회혁명, 선거혁명을 이룩하는 것"이라며 당대표직에서 물러나지 않겠다고 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자신의 퇴진을 요구한 것을 거부한 것이다. 안 전 대표는 전날 손 대표와 만나 당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자신이 비대위원장을 맡겠다고 제안했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은 미래로 전진해야 한다. 과거로 퇴행할 수 없다. 그 출발은 오는 4월 15일 국회의원 선거"라며 이같이 밝혔다. 자신이 당대표로서 총선을 치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안 전 대표가 전날 회동에서 자신이 비대위원장을 맡겠다고 한 데 대해선 "그동안 유승민계·안철수계 의원들이 나를 내쫓으려 한 행동과 똑같다고 받아들인다"며 "안 전 대표가 어제 내게 이야기한 것은 '너(손학규)는 물러나고 내(안철수)가 당권을 잡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안 전 대표가 자신에게서 당권을 뺏아가려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내놓지 않겠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제가 그동안 온갖 핍박과 모멸 속에서도 당을 지켜온 것은 바로 바른미래당을 자유한국당으로 합치고자 하는 음모를 막아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라며 "작년 4월부터 장장 9개월에 걸쳐 유승민계 의원들이 당권을 빼앗아 보수통합으로 가려는 시도를 온몸으로 막고 만신창이가 되면서 지키고자 한 가치는 오직 정치 구조 개혁이었다"고 했다. 손 대표의 이런 언급은 당권을 내놓지 않는 것이 바른미래당을 보수통합 논의로 끌고 가려는 것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란 명분쌓기로 해석된다.
손 대표는 또 "안 전 대표가 당대표실로 온다는 것이 정치적인 예의 차원인 것으로 생각했다"며 "제게 일방적으로 물러나라는 일방적인 최후 통첩이 될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다. 개인 회사의 오너가 CEO를 해고 통보하듯 말이다"고 했다. 손 대표는 안 전 대표가 비대위원장을 전(全) 당원 투표로 뽑자고 한 것에 대해서도 "전 당원 투표가 당권 장악을 위한 수단으로 쓰여지는 것은 절대 반대"라고 했다.
손 대표는 지난해 12월 안철수계 의원들과 만나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으로 돌아오면 당권을 포함한 전권(全權)을 넘겨주겠다'며 대표직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서도 "내가 물러나겠다고 이야기 한 적 없다"고 했다. 그는 "내가 전권을 내려놓는다는 말을 썼는지는 모르겠다"며 "당권을 내려놓는다는 말을 한 적이 없고, 당권을 내려놓는다고 한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안 전 대표가 총선 승리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권한을 주겠다는 뜻이었다"는 것이다.
[김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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