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풀먼 "'쉼표' 빠졌다…글 읽고 쓸 줄 안다면 주화 보이콧해야"
브렉시트 기념주화 |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에 맞춰 영국에서 발행될 기념주화가 뜻밖의 '문법 논쟁'에 휘말렸다.
영국의 소설가 필립 풀먼(74)은 26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새로 공개된 기념주화에 새겨진 문구에 '옥스퍼드 쉼표'(Oxford Comma)가 빠졌다며 "글을 읽고 쓰는 이들이라면 이 주화를 보이콧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BBC방송이 27일 보도했다.
옥스퍼드 쉼표는 한 영어 문장에서 3개 이상의 항목을 열거할 때, 마지막 항목 앞에 붙는 '그리고'(and)나 '또는'(or) 앞에 쉼표(,)를 붙이는 옥스퍼드대학 출판부의 문법 형식이다.
일반적으로는 쉼표를 생략하나, 일부 문법학자들은 문장의 명료성을 높이기 위해 옥스퍼드 쉼표를 반드시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해 종종 논쟁거리가 됐다.
풀먼의 주장은 기념주화에 적힌 '평화, 번영 그리고 모든 나라들과의 우정(Peace, Prosperity and Friendship with all nations)'이라는 문구의 '번영'(Prosperity)과 '그리고(and)' 사이에 쉼표가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시사주간지 타임의 문학 부록 편집장인 스티그 아벨도 트위터를 통해 "'번영' 뒤에 쉼표가 빠진 것 때문에 거의 죽을 지경"이라며 풀먼의 주장을 옹호했다.
영국 채널4 방송의 영어 맞춤법 프로그램 진행자이자 어원학자인 수지 덴트는 쉼표 사용이 '선택 사항'이라면서도 "종종 쉼표 덕분에 문장이 명확해진다"며 쉼표를 사용하는 게 더 쉽고 일관성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영국 언론인이자 방송 진행자인 조앤 베이크웰은 기념주화 문구에서와 같은 상황에서 쉼표를 사용하는 것을 잘못됐다고 배웠다며 반박했다.
앞서 사지드 자비드 영국 재무장관은 오는 31일 단행될 브렉시트를 기념하기 위해 50펜스(약 750원)짜리 기념주화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처음 실물로 공개된 50펜스(약 750원)짜리 주화는 31일부터 유통될 예정이다.
만약 브렉시트 날짜가 연기된다면 이미 발행된 수많은 주화를 다시 녹인 뒤 새로운 날짜가 확정될 때까지 기다리게 될 것이라고 BBC방송은 전했다.
"브렉시트 50펜스 코인에 옥스퍼드 쉼표가 빠졌다"고 밝힌 필립 풀먼 |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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